국내 대표기업들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데다, 투자 부진으로 세계 주요기업에 견줘 미래 성장 잠재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여섯가지 주요 업종에서 국내와 세계 상위 기업 셋씩을 추려 최근 3년 동안의 경영성과를 비교한 결과, 국내 대표기업의 2005년 매출액 증가율은 5.8%로 2004년(24.1%)에 견줘 크게 둔화됐다.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업종별 상위 세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2004년의 4.2%에서 지난해 5.9%로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엠(GM)의 부진으로 우리 업체가 상대적 우위를 보인 자동차 업종을 빼고, 대부분의 업종에서 국내 대표기업의 성장성은 세계 주요기업을 밑돌았다. 국내 대표기업들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2005년 중 국내 대표기업들의 매출액에서 경상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9.5%로 2004년의 12.1%보다 낮아졌다. 같은 기간 세계 주요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 비율이 8.1%에서 7.5%로 줄어든 것과 견주면, 하락폭이 더 컸다.
더욱 우려되는 건 국내 대표기업들의 미래 성장 잠재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2005년 중 국내 대표기업들의 부채비율은 99.5%로 세계 주요기업 평균치(182.3)의 절반을 밑돌았다. 김태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차장은 “부채비율이 낮은 것 자체를 탓할 수는 없지만, 국내기업들이 지나치게 보수적 경영에 나서 투자가 부진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율은 2005년 기준으로 3.2%를 기록해 세계 주요기업 수준에 못미쳤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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