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승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3일 기업 소유구조 개선과 관련해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 그룹에 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삼성그룹이 몇몇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됐으면 하는 희망을 피력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성균관대에서 한 특강을 통해 “삼성과 현대차가 국제사회에서 신망받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비판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재벌에 대한 공과가 모두 있지만 적어도 비합리적인 지배구조, 비합리적인 소유구조 때문에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줄여나가야 한다”며 “이런 시대적 요구에 재벌들이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총수 일가가 갖고 있는 지분은 5%밖에 안 되는데 계열사 지분 44%로 그룹마다 40~50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며 “이런 소유구조로 한국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재벌 계열사가 되거나 협력사가 되는 방법밖에 없는 현실이 우리 경제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벌인 설문조사 결과, 89.7%가 출자총액 제한제의 존속과 규제 강화, 또는 대안 마련 뒤 출총제 폐지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대기업의 눈치 때문에 발표도 못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소수의 재벌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며 “재벌은 이제 더는 개인 소유주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경제 전체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그들이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에버랜드 등 몇가닥으로 정리돼, 앞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가줬으면 좋겠는데, 지금 당장은 삼성이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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