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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IT기술은 최고, 고성장은 글쎄…”

등록 2006-11-13 19:17

삼성전자가 13일 싱가포르 오리엔탈호텔에서 개최한 ‘제1회 삼성전자 테크포럼’에 전세계 300여명의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3일 싱가포르 오리엔탈호텔에서 개최한 ‘제1회 삼성전자 테크포럼’에 전세계 300여명의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삼성전자 제공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 세계전문가 평가는

한해 80조원이 넘는 매출에 최근 4년 동안 평균 8조원대의 영업이익…. 삼성전자는 국내기업 가운데 매출, 수익, 주식 시가총액에서 맨 앞에 선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다. 세계시장도 삼성전자의 놀라운 성장력을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앞길이 탄탄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의 침체가 점쳐지는 가운데 일부 주력 품목에서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불안한 조짐도 있다. 과연 세계시장에 전문가들은 신흥 아이티 강자인 삼성전자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13일 싱가포르의 시내 한복판 특급호텔에서 열린 ‘삼성 테크포럼(TECH FORUM) 2006’. 세계 각국에서 온 300여명의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투자자, 아이티 전문가들로 행사장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아시아 기업으로는 처음 시도하는 테크포럼은 기술 부문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기업설명회다.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는 “반도체에서 와이브로, HSDPA 등 통신에 이르기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한 삼성의 동력을 보기 위해 동남아 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제조능력과 기술 면에서 삼성전자를 평가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모건스탠리의 한 세일즈 매니저는 “아시아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아이티 기업으로 놀라운 성장을 일궈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전체를 보면 텔레비전, 휴대전화 뿐 아니라 반도체, 엘시디(LCD) 등 완제품과 부품의 수직계열화로 제조능력에서 거대한 종합전자기업의 모습을 갖춰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내년에도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태성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전무는 “기술의 진화로 디지털 기기의 컨버전스 움직임은 더 빨라지고 여기에 쓰일 메모리칩과 같은 핵심부품은 고집적, 고용량화를 더 요구하게 될 것이므로 선도 기술을 가진 쪽의 전망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디램과 낸드플래시, 모니터, 텔레비전 등 7개 품목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삼성 “내년에도 두자릿수 성장” 낙관론 펴자
전문가 “핸드폰 점유율↓ 반도체값↓” 우려

몇년 전만해도 이곳 동남아에서 삼성과 소니를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가전의 명가’, ‘기술의 소니’에 대적하기에는 성능과 품질 모든 면에서 한 수 아래의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정은 달라졌다. 삼성전자 제품은 어디서든 유명 매장, 전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곳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삼성전자의 미래를 점칠 수는 없다. 이날 포럼에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삼성전자의 낙관적 전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홍콩의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내년 휴대전화 부문이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는데, 두 자릿수 성장을 낙관하는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미국에서 온 에이비앤(ABN) 암로의 제프리 토더 수석애널리스트는 “아직 세계 시장에는 강한 경쟁자들이 얼마든지 있다”면서 “앞으로 승부의 관건은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세계시장에서 리더십을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 혁명이라는 큰 변화의 흐름을 잘 탔지만, 글로벌 시장에 절대강자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겨들어야 할 충고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간 전성기를 구가하던 일부 분야에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올 들어 휴대전화 부문은 세계 1, 2위인 노키아, 모토로라와의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포럼에서는 “지난 2년간 삼성의 휴대전화 점유율이 왜 떨어졌는지?” “알카텔과 모토로라와 같은 경쟁사의 강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와 삼성을 곤혹스럽게 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5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선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온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스피드와 사업부문간 시너지”라며 “테크포럼을 통해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우려를 없애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뒤 유럽으로 돌아가는 시장분석가가 던진 말은 인상적이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도 중요하고 변화의 흐름을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소비자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한번 신뢰를 잃으면 영원히 뒤처지는 것이 세계시장의 현실이니까요.”

싱가포르/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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