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로 생계를 유지하는 중증 장애인 신숙이 사장이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손에 고정한 볼펜으로 휴대전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전용 단말기 턱없이 부족
화상통화료도 비싸 난감
화상통화료도 비싸 난감
“빨리 전화를 못 받으니까 전화를 금세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장애인인 신숙이(48) 사장의 하소연이다. 신 사장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보조기구를 이용해 휴대전화 자판을 눌러야 하는 중증 장애인이다. 그에게 휴대전화는 넘어야 할 장벽이다. 온라인장터 옥션에서 판매자로 활동하는 그는 물품 주문은 물론 고객상담 등을 휴대전화로 해결하는데, 뚜껑을 열고 응답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바람에 상대방이 끊어버리는 경우가 잦다. 종종 중요한 전화를 놓치기도 한다. 또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버튼을 볼펜으로 꾹꾹 눌러야 하기 때문에 긴 문장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현재 장애인들은 가입비 면제와 기본료·통화료 35% 할인 등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에 95만4천명, 케이티에프에 30만3056명, 엘지텔레콤에 23만1200명이 가입돼 있다. 하지만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는 장애인용 단말기는 매우 부족하다.
엘지전자는 시각장애인 전용전화인 ‘책 읽어주는 휴대전화’를 올해 선보였지만, 서비스사인 엘지텔레콤이 신규나 기기 변경에 한해서만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새 번호를 부여받거나 기존 혜택을 버릴 수밖에 없다. 700대밖에 제공하지 않아 물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청각장애인용으로는 에스케이텔레콤이 삼성전자의 광대역 코드분할 다중접속폰(SCH-W120)을 받아 서비스하고 있다. 화상통화를 통해 수화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화상통화 10초에 120원이라는 요금 장벽이 놓여 있다. 현재 장애인 전용 단말기는 이들 두 종류만 서비스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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