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출자여력 현황
재벌 계열사 10곳중 9곳 추가출자 가능
완화되면 33조…전경련 “앞으로가 문제”
완화되면 33조…전경련 “앞으로가 문제”
출자총액 제한제도 때문에 투자를 못하겠다는 재계의 볼멘소리가 드높다. 그러나 현재 출총제를 적용받는 14개 재벌그룹의 출자 여력이 2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출총제를 적용받는 재벌 계열사 10곳 중 9곳은 아직도 출자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출총제 완화 방안이 시행되면 적용 대상인 7개 그룹 소속 24개 중핵기업의 출자 여력은 33조원에 이른다.
21일 공정위가 발표한 ‘2006년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출자동향’을 보면, 지난 4월 현재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 등 14개 재벌그룹의 출자한도 적용대상 출자액은 모두 16조6천억원으로 순자산의 11.3%에 그쳤다. 순자산의 25%까지로 제한돼 있는 출자한도의 절반도 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그룹이 당장 추가 출자할 수 있는 여력은 20조5천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4월 기준 출총제 적용 재벌그룹의 출자여력인 10조원에 비해 두배나 많은 것이다.
그룹별 출자 여력은 재계 1위인 삼성이 10조950억원으로 단연 가장 많다.
출총제를 적용받는 재벌그룹 소속 463개 계열사 가운데 출자한도에 걸려 추가 출자를 할 수 없는 회사는 58개사로 12.5%에 그쳤다. 나머지 405개사(87.5%)는 출자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출자가 불가능한 계열사는 씨제이가 14개로 가장 많고, 이어 한화(7곳), 금호아시아나(6곳)다.
현행 출총제는 순환출자를 이용한 재벌의 무분별한 지배력 확장과 소유지배구조의 왜곡 심화를 억제하기 위한 취지로, 자산 6조원이 넘는 재벌그룹의 계열사는 순자산의 25%를 넘어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출총제 적용대상을 자산 10조원 이상 7개 재벌그룹에 속하는 자산 2조원 이상 24개 중핵기업으로 축소하고, 출자한도도 순자산의 40%로 완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놓았다. 공정위의 김병배 부위원장은 “적용제외 및 예외인정 출자가 많고 출자여력이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출총제가 기업 활동에 별다른 제한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의 이승철 상무는 “일부 기업이라도 출총제 때문에 추가 출자를 못하다면 문제이고, 또 현재 출자여력이 있더라도 앞으로 출자가 늘어나면 출총제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조건없는 출총제 폐지 주장을 고수했다.
지난 4월 현재 14개 출총제 적용 재벌그룹의 출자총액은 32조7천억원으로 순자산 대비 출자비율은 21.84%였다. 이 가운데 동종·밀접업종 관련 출자, 사회간접자본 법인 출자 등 출총제 적용을 아예 받지 않는 출자(적용제외 출자)는 12.9조원으로 출자총액의 39.5%를 차지했다. 또 외국인투자기업 출자, 구조조정 출자 등 출자한도 적용 대상이기는 하지만 규제는 일정 기간 받지 않는 예외인정 출자는 3.2조원으로 출자총액의 9.7%를 차지했다. 이들 적용제외 및 예외인정 출자를 모두 합치면 16조1천억원으로 출자총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6c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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