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부 호찌민시 하이바쯩 거리에 있는 에스폰 직영매장에서 한 직원이 손님에게 에스폰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찌민/임주환 기자
한글단말기·통화연결음부터 부동산 개발까지
미국에, 베트남에 한국표 부가서비스 내세워
미국에, 베트남에 한국표 부가서비스 내세워
[경제 재도약]패러다임을 바꾼다
①대·중소기업 ‘선단진출’ 로스앤젤레스 서쪽 405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벽에 ‘힐리오(HELIO)’란 글자를 단 건물이 나타난다. 힐리오 본사가 있는 곳이다. 힐리오는 에스케이텔레콤과 미국 어스링크이 함께 만든 미국의 이동통신업체이다. 힐리오는 미국업체 스프린트의 통신망을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글을 사용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재미동포들에게는 한글 단말기를 사용하고,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한글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미국인에게는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힐리오에 가입하면 노래방, 엠피3, 게임, 지도, 교통정보, 뉴스,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닷컴(한국의 싸이월드와 비슷) 등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에스케이텔레콤과 협력업체들의 기술을 사용해 구현했다. 팬택과 삼성전자 등은 한글 단말기를 공급한다. 엔텔스는 요금 부과, 비티비솔루션은 멀티미디어 쪽지 서비스, 엠큐브웍스는 주문형비디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스와 컴투스는 콘텐츠 운영, 디지캡은 저작권 보호 기술을 제공했다. 신인호 힐리오 기술본부장은 “기술을 공급한 에스케이텔레콤 협력업체만도 23개에 이르고, 콘텐츠 제공업체까지 더하면 50여개에 이른다”면서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의 국외시장 진출을 돕는 수출인큐베이터 구실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남부 호찌민시 하이바쯩 거리에 자리잡은 에스폰 직영매장에는 하루 200명 이상이 찾아온다. 매장에서 만난 뜨란 띠 빅 흥(27)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에스폰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에스폰은 에스케이텔레콤이 2003년부터 베트남에서 시작한 이동전화서비스의 이름. 올해 통화권역을 전국으로 넓히면서 100만 가입자 돌파에 성공한 에스케이텔레콤은 통화연결음, 주문형비디오, 커플요금제 등 차별화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베트남 시장에도 소프트웨어, 단말기, 디지털 컨텐츠 등 분야의 국내 협력사 10여곳과 동반진출했다. 또 현지 설비·장비의 95%를 국산제품으로 쓰고 있다. 주문형비디오 관련 시스템을 납품하는 텔코웨어의 배종경 해외영업팀장은 “패키지 형태로 수출되고 기존 영업실적이 중요한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혼자 힘으로 국외진출에 나서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무기로 인도네시아, 몽골 등지의 업체와 납품협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브릿지그룹은 한국식 압축경제성장을 꾀하는 베트남에 한국의 경영·구조조정 노하우와 금융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 골든브릿지는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부실자산 매각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위한 방안을 자문해준다. 또 한국의 관련 기업들을 전략적 투자자로 결합시켜주는 등 사모투자펀드 형태의 국외투자도 시도하고 있다.
한국식 금융 및 기업경영 노하우에 대한 현지 기업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베트남 상공회의소의 응웬 민 투안(37) 사무국장은 “골든브릿지와 매달 공동개최하는 기업경영 세미나에는 올해 3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여했다”면서 “특히 신도시 관리경험에 대한 강연이 최근 부동산개발이 활발한 이곳 기업인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골든브릿지를 통해 한국의 동업종 기업과 합작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 내수시장의 2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해운업체 비납코는 선박의 추가구입을 위해 한국쪽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다. 또 국영기업인 ㅈ전자는 부동산 매각, 인력 감축·재배치 등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지난 7월 골든브릿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골든브릿지의 이상준 회장은 “금융시장이 형성중인 베트남에서 한국형 시스템을 심을 수 있다면 향후 시장을 자연스럽게 선점할 수 있다”면서 “외환위기 때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배운 선진금융기법과 한국고유의 산업화 경험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로스엔젤레스·호찌민·하노이/김재섭,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①대·중소기업 ‘선단진출’ 로스앤젤레스 서쪽 405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벽에 ‘힐리오(HELIO)’란 글자를 단 건물이 나타난다. 힐리오 본사가 있는 곳이다. 힐리오는 에스케이텔레콤과 미국 어스링크이 함께 만든 미국의 이동통신업체이다. 힐리오는 미국업체 스프린트의 통신망을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글을 사용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재미동포들에게는 한글 단말기를 사용하고,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한글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미국인에게는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힐리오에 가입하면 노래방, 엠피3, 게임, 지도, 교통정보, 뉴스,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닷컴(한국의 싸이월드와 비슷) 등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에스케이텔레콤과 협력업체들의 기술을 사용해 구현했다. 팬택과 삼성전자 등은 한글 단말기를 공급한다. 엔텔스는 요금 부과, 비티비솔루션은 멀티미디어 쪽지 서비스, 엠큐브웍스는 주문형비디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스와 컴투스는 콘텐츠 운영, 디지캡은 저작권 보호 기술을 제공했다. 신인호 힐리오 기술본부장은 “기술을 공급한 에스케이텔레콤 협력업체만도 23개에 이르고, 콘텐츠 제공업체까지 더하면 50여개에 이른다”면서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의 국외시장 진출을 돕는 수출인큐베이터 구실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남부 호찌민시 하이바쯩 거리에 자리잡은 에스폰 직영매장에는 하루 200명 이상이 찾아온다. 매장에서 만난 뜨란 띠 빅 흥(27)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에스폰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에스폰은 에스케이텔레콤이 2003년부터 베트남에서 시작한 이동전화서비스의 이름. 올해 통화권역을 전국으로 넓히면서 100만 가입자 돌파에 성공한 에스케이텔레콤은 통화연결음, 주문형비디오, 커플요금제 등 차별화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베트남 시장에도 소프트웨어, 단말기, 디지털 컨텐츠 등 분야의 국내 협력사 10여곳과 동반진출했다. 또 현지 설비·장비의 95%를 국산제품으로 쓰고 있다. 주문형비디오 관련 시스템을 납품하는 텔코웨어의 배종경 해외영업팀장은 “패키지 형태로 수출되고 기존 영업실적이 중요한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혼자 힘으로 국외진출에 나서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무기로 인도네시아, 몽골 등지의 업체와 납품협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브릿지그룹은 한국식 압축경제성장을 꾀하는 베트남에 한국의 경영·구조조정 노하우와 금융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 골든브릿지는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부실자산 매각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위한 방안을 자문해준다. 또 한국의 관련 기업들을 전략적 투자자로 결합시켜주는 등 사모투자펀드 형태의 국외투자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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