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입은 소형차 봄바람 몰고 부릉∼
소형차 시장에도 따스한 봄 기운이 감돌고 있다.
배기량 1500cc 이하 소형차는 올 들어 2월까지 7010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5184대)보다 판매량이 35%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 내수 판매가 10%나 줄어든 것에 견주면, 소형차의 신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소형차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자동차 업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새 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기존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촉 활동도 크게 강화했다.
왕년의 스타 ‘프라이드’ 귀환
베르나·칼로스도 ‘환골탈태’
디젤 승용차 5월부터 가세
“경차등에 뺏긴 시장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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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로부터) 칼로스, 모닝, 클릭, 베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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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다시 뜰까?=기아차는 리오 후속 모델인 ‘프라이드’(프로젝트명 JB)를 다음달 7일 선보인다. 차 이름은 옛 프라이드에서 따왔지만, 전혀 다른 차다. 기아차는 기존 리오와는 전혀 다른 풀 체인지 모델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스포티한 디자인에 엔진 출력을 높이고, 실내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꾸몄다”며 “소형차를 넘어 준중형급에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프라이드’에는 배기량 1400cc와 1600cc급 엔진이 얹힌다. 기존 리오의 1300cc와 1500cc급보다 배기량이 100cc 커졌다. 프라이드는 국내 출시에 앞서 지난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기아차는 과거 프라이드가 안전성과 경제적인 이유로 인기를 끌었던 점을 떠올리며, 새로 태어난 ‘프라이드’가 ‘국민차’로 부각될 것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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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 후속도 곧 시동=현대차의 베르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MC)은 8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역시 풀 체인지 모델이다. 신형 엔진 ‘알파2’를 얹고, 배기량도 1300cc, 1500cc급에서 1400cc, 1600cc급으로 키웠다. 현대차는 종전 베르나에 견줘 차체도 약간 커지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이 주된 공략 대상이다.
현대차는 차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엔트리카가 소형차임을 감안해, 기존 베르나와 클릭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와 신규운전면허 취득자, 신입사원,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추가로 할인 혜택(10만원)을 주고 있다.
지엠대우의 소형차 칼로스도 올 가을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T-250)을 내놓는다. 1200cc와 1500cc급 두 가지로, 풀 체인지 모델이다.
디젤 엔진을 얹은 소형 경유승용차들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배기량 1500cc급으로 개발 중인 프라이드 경유차는 5월께 선보인다. 베르나 후속 경유차는 8월, 클릭과 에스엠3도 하반기 중에 나온다.
수입차로는 베엠베가 지난달 3천만원대의 ‘미니’를 들여왔다. 배기량 1600cc급에, 첨단 기술과 고급 사양을 적용했다. 경차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지엠대우도 지난달 21일 신형 ‘마티즈’를 내놓고 판촉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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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부활할까?=한때 소형차는 뛰어난 경제성으로 각광받았다. 기름이 덜 들고 세금이 싸다는 게 매력이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시장 점유율이 20%로 급락하며 내리막길을 달렸다. 경차 붐에 뒷걸음질치다 다목적 차량의 무서운 기세에 시장에서 밀려난 것이다.
특히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 접어든 2003년에는 소형차 판매가 전년보다 무려 47%나 줄어들었다. 당시 중형차 판매가 25% 줄고, 준중형차와 대형차 시장이 4.9%, 1.7%로 각각 증가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소형차 시장의 감소 폭이 다른 차종급보다 컸던 이유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청년 실업이 증가하면서 20, 30대가 주요 고객인 엔트리카 구매층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소형차는 지난해 4만6870대가 팔려 전년에 견줘 5.8% 줄긴 했으나, 다른 차급에 비해 감소 폭이 가장 적었다. 올 들어서는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등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형차 수요는 경기 회복 시기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특히 경제성을 선호하는 실속파들이 늘어나면서 차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경기 회복세와 새 차 효과에 힘입어 올해 소형차 수요가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소형차는 베르나, 클릭, 모닝, 칼로스, 리오 등 5가지 차종이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