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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시련의 엘지그룹 사령탑 물갈이

등록 2006-12-18 19:57수정 2006-12-18 22:41

남용 사장 / 김쌍수 부회장
남용 사장 / 김쌍수 부회장
실적부진 전자 ‘남용’호로 새출발
엘시디도 최고경영자 등 임원 바뀔듯
엘지전자가 결국 ‘사령탑’을 바꿨다. 3년 넘게 경영을 이끌어온 김쌍수 부회장 대신 남용 ㈜엘지 전략사업담당 사장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힌 것이다.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물은 인사로 읽힌다. 구본준 엘지필립스엘시디 부회장도 곧 바뀔 예정이다. 엘지그룹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교체는 실적 부진에 직면한 다른 주요 그룹의 임원 인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엘지전자는 18일 남용 사장을 신임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선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내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 부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며, 그 뒤 ㈜엘지로 자리를 옮긴다.

 엘지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철저한 성과주의와 미래지향, 글로벌 경영역량을 원칙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엘지전자 주변에서는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보는 관측이 많다. 엘지가 이번 인사 원칙에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맨 앞에 내세운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의 거취는 내년 3월 주총에서 정해진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엘지에서 그룹 전체 전략사업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엘지전자에서 김쌍수 부회장은 퇴장은 여러가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환율하락과 내수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도 있지만, 야전사령관 스타일의 ‘김쌍수식 경영’이 한계에 이른 것을 보여준다. 생산 공장에서 두루 현장을 경험한 김 부회장은 2003년 10월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뒤 강력한 업무추진력을 앞세워 경영 혁신을 꾀했으나 회사 안팎에서 글로벌 경쟁의 파고를 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2004년 1조5천억원이던 엘지전자 순이익은 지난해 7천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올해는 2천억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쌍수 체제’의 퇴장을 계기로 인화와 연공서열을 중시해온 엘지그룹 전체 인사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남 부회장 카드는 그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997년 엘지전자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을 맡아 1년만에 흑자로 돌려놓고, 엘지텔레콤 대표이사 재직 때는 가입자를 650만명으로 늘리는 등 가는 곳마다 뚜렷한 성과를 보여줬다. 엘지전자는 남 부회장에 대해 “사업의 핵심과 본질을 꿰뚫는 전략가”란 수사를 달아줬다. 지난 7월 IMT-2000 사업허가 취소와 함께 엘지텔레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5개월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다.

 엘지전자는 또 디지털디스플레이(DD) 사업본부장에 강신익 부사장,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장에 안승권 부사장, 한국마케팅부문장에는 박석원 부사장을 임명하고, 재경부문장(CFO)에는 정호영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앉혔다. 중동·아프리카 지역 대표인 김기완 상무, 세탁기사업부장 조성진 상무, 생산기술원장 이상봉 상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엘지필립스엘시디도 최고경영자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인사내용을 확정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회사 안에서조차 최고경영자 겸 대표이사 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엘지필립스엘시디의 물갈이 인사도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구본준 부회장이 이끌던 엘지필립스엘시디는 지난 3분기까지 무려 8천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신임 최고경영자에 내정된 권영수 사장은 현재 엘지전자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다. 엘시디 패널의 8세대 생산공장 건설 같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수익성을 개선해 당장의 난관을 타개하는 것이 최우선 경영목표가 된 회사 쪽의 절박한 사정이 읽히는 대목이다. 구 부회장은 엘지상사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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