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초부터 7%대를 넘어섰다. 기준 금리 노릇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데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새해 첫주부터 가산금리를 지난주보다 0.2%포인트 올린다고 31일 밝혔다. 그 사이 시디금리마저 0.05%포인트 오른 터라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보다 0.25%포인트 오른 연 5.75~7.05%에 이를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처음으로 7%선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주부터 시디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새해 첫주 동안 국민은행은 5.96~6.96%를, 하나은행은 6.06~6.76%를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적용한다.
이에 따라 기존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0월말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38~6.58%로, 이 때 주택을 담보로 1억원을 빌린 사람은 두 달 사이 이자부담만 58만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최근 들어 시디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고 총액한도대출을 축소한데다 금융감독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높이는 등 잇달아 돈줄죄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시디금리는 지난달 29일 현재 4.86%로, 한달 사이 0.25%포인트 가량 급등했다. 이는 2003년 3월21일의 4.88% 이후 3년9개월만에 최고치다.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6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171조6820원에 달해 11월말보다 1조970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폭이 11월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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