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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 ‘입’ 승진열차를 타다

등록 2007-01-01 16:28

장성지 금호아시아나 전무, 고명호 한솔 부사장, 이순동 삼성 부사장, 노치용 현대 부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병우 케이티 전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장성지 금호아시아나 전무, 고명호 한솔 부사장, 이순동 삼성 부사장, 노치용 현대 부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병우 케이티 전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현대·케이티 등 홍보담당 줄줄이 중책 맡아
사회와 소통 중요성 증가 탓…‘음지’ 옛말로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과거 안기부(현 국정원)가 내걸었던 정보요원들의 신조이다. 뉘앙스는 달라도 한때 대기업 홍보맨들도 이런 말을 자주 썼다. 온몸을 던져 일하지만 드러나지 않게 회사와 주인을 섬길 뿐이라는 자조가 섞여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180도 달라지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기업과 제품 브랜드 관리 뿐 아니라 사회와의 소통이 중요시되면서 대언론 접촉 창구에 머물던 홍보조직의 위상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홍보맨의 달라진 위상은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엿볼 수 있다. 세밑 주요그룹 인사에서는 특히 홍보담당 임원들의 승진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현대그룹은 홍보담당 노치용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통일국민당 부대변인을 거친 그는 그룹의 대표적인 홍보통이다. 케이씨씨(KCC), 현대중공업그룹과 벌어진 경영권 다툼과 대북사업 등 굵직한 일이 터질 때마다 ‘그룹의 입’ 노릇을 하면서 위기관리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의 권오갑(55) 전무와 한솔그룹의 고명호(54) 경영기획실 상무도 각각 부사장에 올랐다.

케이티에선 이병우(50) 홍보실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해 중책인 마케팅본부장을 맡았다. 20년 가까이 홍보 업무를 해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장성지(53) 상무도 전무로 승진해 사장단회의에 들어가게 됐다. 장 전무는 대우건설 인수 등 핵심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그룹 관계자는 “사장단에서 중요한 결정이 있을 때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이 있을까 코멘트하는 기회가 주어질 텐테, 홍보쪽 위상이 확실히 올라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홍보담당 임원의 직급이 전무·부사장급으로 높아지고, 사장직까지 오른다는 것이다. 두산의 김진(53) 사장과 현대자동차 최한영(54) 상용사업담당 사장, 김영수(57) 엘지스포츠 사장, 유병창(57) 포스데이타 사장 등은 대기업 홍보 담당 임원을 거쳐 최고경영자 자리에까지 오른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홍보담당 임원들의 승진 행렬은 연초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가장 큰 관심은 다음주 예정된 삼성그룹 임원 인사다. 삼성 전략기획실의 이순동(59) 기획홍보팀장(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81년 삼성으로 옮긴 뒤 기업 홍보를 전문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국가 이미지를 높인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홍보맨들은 두터운 네트워크로 사내외 현안을 두루 꿰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시되고 고객가치 중심의 경영기조가 퍼지면서 갈수록 홍보업무와 담당자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호균 전국경제인연합회 홍보실장은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면서 발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해졌고, 그런 점에서 다방면에 걸친 안목과 빠른 판단력이 뒷받침된 홍보맨을 기업들이 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맨들에게는 밤낮이 따로 없다. 일상적으로는 각종 신문과 방송, 온라인 매체 등을 챙기는 동시에 언론과 친분을 쌓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폭음을 마다하지 않는 홍보맨들. 최근에는 홍보 영역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변화 조짐도 읽힌다. 방송 앵커 출신에서 홍보맨으로 변신한 이인용 삼성전자 전무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출입기자들의 스터디 모임인 ‘화요포럼’을 제안해 새로운 각도로 언론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이다.


홍대선 안창현 서수민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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