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삼성 글로벌 경영 선봉에 선 이재용 전무

등록 2007-01-19 09:52

7일 밤(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발리하이 리조트에서 열린 삼성전자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기자간담회에 첫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팀 상무가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7일 밤(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발리하이 리조트에서 열린 삼성전자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기자간담회에 첫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팀 상무가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CCO로 글로벌 제휴 주도..장기 비전 수립에도 역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자 '경쟁자 없는 차기 총수 후보'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글로벌고객총괄책임자(CCO, Chief Customer Officer)로 임명돼 삼성의 글로벌 경영을 주도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직책인 CCO는 세계 유수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와 협력관계 유지, 글로벌 업계의 동향 파악과 이를 통한 장기 비전의 수립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와 같은 CCO의 업무 범위를 생각할 때 이 전무 향후 역할은 사실상 사장급 또는 그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그룹내 지위가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상되는 것은 물론 그가 이 직책을 맡은 것을 계기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어떤 일을 맡게 되나= '고객' 업무라고 해서 TV나 냉장고를 산 소비자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것과 같은 일을 맡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고객이란 삼성전자가 제휴해 제품을 공동개발, 생산하거나 부품을 납품하는 소니, 인텔 등 세계 정상권 전자, IT 기업들과 삼성전자의 완제품을 판매하는 베스트바이, 서킷시티를 비롯한 유통업체 등을 말한다.

국내에도 제휴 또는 동반자 관계의 기업들이 있지만 삼성전자 매출의 87%가 해외에서 발생하는만큼 이 전무가 상대할 '고객'은 주로 해외기업들이 될 것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이 전무는 CCO로서 삼성의 제휴업체 및 고객업체들과의 파트너 관계 유지, 심화, 새로운 제휴선 모색, '다음세대 먹거리'라 할 신수종(新樹種)사업의 발굴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전략적 파트너들과 끊임없이 만나 이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글로벌 업계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수많은 정보를 취합, 분석해 경영에 반영하고 나아가 삼성의 나아갈 길 등 '큰 그림'을 그리는 것도 그의 몫이다.


따라서 그동안에도 해외출장이 잦았던 이 전무는 앞으로 1년의 절반 가량은 해외에서 보내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비중이 막대한만큼 이 전무가 이끌 팀은 삼성전자의 일반적인 관리업무를 관할하는 지원총괄(최도석 사장) 산하가 아닌 별도 조직으로 편제되며 이 전무는 윤종용 부회장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적어도 삼성전자 내에서는 직무상 윤 부회장 이외에 상관은 없게 되는 셈이다.

이 전무가 이끌 팀의 명칭 등 구체적인 내용은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이 세부적으로 마무리된 뒤에야 나오겠지만 이 팀에는 최소한 수십명의 핵심 글로벌 인재들이 배치되고 삼성의 97개 해외 지사.법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도 이 전무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손발이 될 전망이다.

◇ CCO 임명 배경 =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가장 큰 고민은 '5-10년 뒤에 뭘 먹고 사는가'라는 새 전략사업 발굴의 문제였으며 이와 같은 숙고의 결과 가운데 하나가 CCO 직책의 신설"이라고 말했다.

CCO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지론인 '경청'(傾聽, 귀를 기울여 들음)을 현장에서 실천해 창조경영을 구현하는 선봉자가 돼야 한다.

이런 막중한 역할을 '경영권 승계 후보 1순위'인 이 전무에게 맡기기로 한 것은 '인지상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라고 삼성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전무는 2001년 상무보로 경영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에서 회사의 장기비전 수립 등 업무를 담당하면서 삼성의 현 위상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꿰뚫고 있다.

부친인 이 회장을 수행해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전자, IT 업계의 거물들과 친분을 쌓았고 회사 최고위급 회의 참가와 현장방문을 통해 삼성의 구석구석을 훤하게 파악하고 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하는 등 학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CCO 업무에 필수적인 친화력과 어학능력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 관계자는 "총수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능력과 적성, 그동안의 이력 등을 충분히 감안해 이 전무를 CCO에 임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경영권 승계는 급물살= 그러나 이 전무의 CCO 임명은 직책의 막중함뿐만 아니라 '업적 성취 가능성'을 감안할 때 다분히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재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선두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이를 통한 신사업 진출은 삼성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며 따라서 이 분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둘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과 삼성의 제휴 발표장에 이 전무가 윤종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과 어깨를 나란히 해 참석하고 전세계 기자들이 이 전무 주변에 모여들어 질문공세를 퍼붓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실패'의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업무의 특성상 '좌절된 협상'은 공개되지 않고 묻혀버리는 경우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매출액이나 수익 등 객관적인 수치로 성패가 판가름되는 일선 사업부 업무에 비하면 훨씬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전무는 CCO직을 담당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삼성전자 안에서만 국한됐던 역할을 그룹 전체로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그룹 제조부문의 주축인만큼 앞으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 관련 제조업체들은 물론 기타 계열사들간 업무의 조정 역할도 이 전무가 자연스럽게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CCO로서 이 전무는 그룹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하면서 향후 총수 승계에 대비하게 될 것으로 삼성 안팎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그동안 '눈에 띄지 않게' 착실히 경영수업을 해온 이 전무가 마침내 날개를 달고 자력으로 비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