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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견제와 반발’ 파워게임서 Mr.애니콜 집 나갈까

등록 2007-01-25 21:32수정 2007-01-25 23:17

삼성전자 최고위경영층 조직도
삼성전자 최고위경영층 조직도
이기태 부회장, 삼성전자 경영전략회의도 불참
이건희 회장, 인사 반발은 “없을 것”
삼성그룹의 연초 사장단 인사 이후 출근을 않고 있는 이기태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회장이 올해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삼성전자 경영전략회의에도 불참해 ‘인사 불만에 따른 출근 거부’ 여부를 둘러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25일 오전 수원의 삼성전자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경영전략회의는 총괄사업부별로 올해의 경영목표를 정하고,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중요한 회의로, 윤종용 부회장과 각 총괄사업부 사장들을 비롯해 국내와 국외에 근무하는 임원급 5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차세대 기술개발과 신성장동력 발굴사업을 총지휘하는 사람이 경영전략회의에 빠진 것은 정상적 상황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홍보실은 “이 부회장이 휴가 중이라 회의에 불참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오늘 전화통화를 통해 출근거부설을 부인했으며, 다음주 월요일 출근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도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면서 “그런 것(이 부회장의 인사불만)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햇다.

무슨 일이 있었나?=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을 정보통신총괄 사장에서 기술총괄 부회장으로 전격 이동시킨 이유를 지난해 하반기 외부 경영컨설팅회사에 맡겨 실시한 경영전략 및 조직 진단 결과에서 찾는 시각도 나타난다. 당시 이 부회장이 맡고 있던 정보통신총괄의 휴대폰사업부문이 최하위 점수를 받는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조직 내 소통이 제대로 안 되고 반목과 갈등이 심하며, 직원만족도가 형편없이 낮게 나왔다”며 “이 부회장이 혼자 모든 정보와 의사결정을 독점하고,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최근 2~3년 사이 휴대폰 실적이 정체된 것도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한 고위임원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세계 3위의 휴대폰 메이커로 끌어올려 삼성의 브랜드 파워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며 “하지만 주위와 불화가 잦아 윤종용 부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 전체를 아우르는 최고경영자로서는 적당치 않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을 잘 아는 삼성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성격이나 정보통신총괄의 조직과 사업 내용은 삼성 안에서 모두가 알고 있던 것들”이라며 “그룹에서 미리 이 부회장의 경질을 결정한 뒤 그 명분을 찾기 위해 조직진단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어떻게 될까?=이 부회장은 <한겨레>를 통해 출근거부 사실이 보도된 뒤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어, 거취를 놓고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이 부회장과의 직접 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아 실패했다. 그 대신 삼성이 이 부회장의 소유라고 밝힌 휴대폰을 통해 “수고가 많습니다. 전 건강이 좋지 않아 쉬고 있고 월요일쯤 출근하려고 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삼성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복귀를 강력히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도 “이 부회장이 지난 22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인사를 하다 보면 불만이 있을 수 있고, 불만을 겉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냐”며 언론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삼성 안에서는 이번 사태를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과 그룹 전략기획실을 상대로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조직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삼성의 기업문화와 달리 조직 내 독자 인맥을 구축하고 애니콜 신화를 통해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자, 그룹 쪽에서 위협을 느끼고 사전정비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부회장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건희 회장-이학수 부회장을 중심으로 철옹성 같았던 삼성그룹 지배체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박순빈 기자 jskwak@hani.co.kr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개월여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회의장이 있는 서울 신라호텔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개월여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회의장이 있는 서울 신라호텔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건희 회장
“삼성 앞으로 20년이 더 걱정” 이재용 전무 승계 부인 안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5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언제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냐”는 질문에 “자격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기초는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해 경영권을 승계할 뜻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아들인 이 전무를 글로벌 고객총괄책임자로 임명한 배경에 대해 “고객, 실무기술자, 연구소 등을 더 깊이 알도록 훈련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회장 취임 20돌을 맞은 소감을 말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이 회장은 “(삼성이) 커져서 좋기는 한데 앞으로 20년이 더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샌드위치 신세여서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생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 한반도의 위치”라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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