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업체별 과징금 부과액
유럽연합, 지멘스·알스톰·히다치 등 담합 적발…9100억원 과징금
유럽의 지멘스와 알스톰, 일본의 히다치, 도시바, 미쓰비시 전기 등 세계적인 유명기업들이 20년 가까이 장기간 담합(카르텔)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9천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멘스, 히다치 등 11개사가 1988년부터 2004년까지 유럽지역에서 가스절연 개폐장치(GIS)에 대해 입찰 및 가격담합, 시장분할 등을 한 것과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약 7억5천만 유로(약 91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 총액은 카르텔 사상 최고액이다. 지멘스에게 부과된 3억9600만 유로(한화 약 4800억원)의 과징금도 카르텔에 가담한 회사로서는 역시 최고액이다.
이들 업체들은 1988년 서면으로 담합을 합의한 이후 가스절연 개폐장치 입찰과정에서 자기들이 정한 할당량에 따라 상호조정을 통해 최저 입찰가격을 정하는 등의 담합을 했다. 또 유럽지역에는 일본 회사들이 진출할 수 없고, 유럽회사들도 일본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시장분할 행위를 했다. 가스절연 개폐장치는 가스를 활용해 에너지흐름을 통제하는 기기로, 변전소나 대형 플랜트 등에서 활용된다.
담합은 지멘스, 알스톰, 아레바 등 3개업체가 주도로 이뤄졌으며, 이들에게는 과징금이 50% 더 붙었다.
이번 사건은 담합에 가담했던 스위스의 에이비비가 자진신고를 함으로써 2004년 5월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에이비비에 대해서는 담합에 참가한 업체들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징계를 감면해주는 제도인 리니언시 프로그램(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을 적용해서 2억1500만 유로(한화 약 2600억원)의 과징금이 모두 면제됐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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