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전 공정위원장
강철규 전 공정위원장
재벌의 출자는 투자와 연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정부가 재벌의 출자 규제를 완화했던 2004~2005년에도 투자는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그동안 재계가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의 폐지를 주장하는 근거로 “출자 규제가 투자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펴온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정부도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출총제 적용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사진)과 이재형 서울대 BK21사업단 부교수는 13일 발표한 ‘출총제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강 교수 등은 “계열사 등 다른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출자’가 설비를 늘리거나 개선하는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출총제가 도입된 1987년부터 2005년까지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출자는 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강 교수 등은 또 “출총제가 완화됐던 2004~2005년 9개 재벌의 계열사 65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출자는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투자와 출자 간에 직접적인 관계가 적은 데도 영향이 큰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세대를 넘어 소유권과 지배권 간의 괴리를 지속하거나 묵인 내지 합법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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