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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모피아, 임기말 틈타 ‘화려한 부활’

등록 2007-02-26 20:53

주요 금융기관장 인사 동향
주요 금융기관장 인사 동향
금융기관장 4곳 공모 움직임 살펴보니

경쟁자 원천 배제…현직서 곧바로 수장으로
청와대+재경부 추천 ‘2+2’ 분점설 나돌아

참여정부 출범 이후 금융기관장 인사에서 번번이 배제됐던 ‘모피아’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모피아는 재정경제부의 영문 표기(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 약자인 ‘모프’와 ‘마피아’를 합성한 은어로, 재경부 관료나 퇴직자들이 서로 밀고 끌어주는 배타적 조직 이기주의 문화를 지칭한다. 또 일부에서는 정권 말기에 접어들면서 청와대와 모피아가 ‘타협’해 금융기관장 인사를 나눠 먹으려 한다는 눈총도 보내고 있다.

현재 공모가 진행중이거나 끝난 금융기관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 기업은행장,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 네 자리다. 이번 인사에서는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2+2’ 설이 나돌았다. 청와대와 재경부가 두 자리씩 나눠 갖기로 이미 교통정리가 되었다는 얘기다. 유재한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1급)이 지난 22일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내정되면서 교통정리설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모피아는 3년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주택금융공사 사장 공모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모피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모피아가 다시 부상하는 배경에는 여전히 막강한 모피아의 위세와 유명무실한 공모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모피아의 위세는 해당 금융기관에서 민간 출신보다 오히려 모피아를 원한다는 데서도 확인된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쪽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재경부 산하기관)와 양해각서를 놓고 계속 티격태격했고, 주택금융공사도 재경부와의 업무 협조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김병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업무 처리를 원만히 하려면 정부 출신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선 모피아의 경쟁자들이 경쟁에서 원천 배제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3배수에도 들지 못했고, 김동환 주택금융공사 이사가 아예 공모에 응하지 못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현직에서 바로 산하기관 수장으로 가고 있는 점도 모피아의 부활을 방증한다. 참여정부 들어 관료들은 옷을 벗은 지 6개월은 지나야 산하기관장으로 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무늬만 공모 위에서 칼자루

인선 기준이 모호한 점도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된다. 인사가 실적과 능력 위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황 행장은 임기 3년 동안 주가를 4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부가 대주주인 금융기관장의 임기는 ‘3년’이라는 관행으로 인해 연임에 실패했다. 이는 민간 은행장들의 연임 추세와 대비된다.


참여정부의 인사 방식이 형식과 내용에서 따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 투명한 인사를 하고자 인사수석을 만들고 공모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회장(행장·사장)추천위원회가 청와대와 해당 부처의 의견 조율을 거쳐 구성되는 탓에, 대부분 친정부 인사들로 채워진다. 따라서 정부가 마음에 두고 있는 인사들이 후보로 추천되기 쉽다. 실질 경쟁자가 4~5명에 불과한데도 추천위가 3명을 후보로 올리는 것도 공모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금융권의 고위 임원은 “산하기관장 인사는 청와대와 해당 부처가 조율해서 사실상 내정을 하고 추천위원들에게 여러 채널을 통해 ‘사인’을 보낸다”며 “친정부 추천위원을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위에 포함시키고 추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 최우성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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