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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상처투성이 거함 전경련 어디로 가나

등록 2007-02-27 20:18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 물망에 올랐던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자신의 회장 선임에 반대한 이준용 대림회장을 등지고 임시 의장으로 선출된 김준성(이수화학 명예회장) 고문과 악수하고 있다. 차기 회장 선출에 실패한 전경련은 한달 안에 임시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 물망에 올랐던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자신의 회장 선임에 반대한 이준용 대림회장을 등지고 임시 의장으로 선출된 김준성(이수화학 명예회장) 고문과 악수하고 있다. 차기 회장 선출에 실패한 전경련은 한달 안에 임시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차기 회장 선출 또다시 불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차기 회장 선출이 또 무산됐다. 강신호 회장의 후임으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선임하려던 27일 전경련 정기총회는 회장단이 그토록 강조하던 ‘합의 추대’는 커녕, 전경련 회장단에 불만을 표출하는 성토장이 되어버렸다. 전경련은 새 회장 선출을 일단 뒤로 미뤘다.

깊어지는 재계 반목=제31대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이날 전경련 총회는 재계의 분열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자리였다. 전경련 사업계획과 결산 보고를 끝낸 직후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임시의장이 된 김준성 이수화학 명예회장(전경련 회장단 고문)이 전형위원회 구성을 발표할 때였다. 긴급 발의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 회장은 “(차기 회장 권유 받느라) 한달여 동안 시달렸다. 마음에도 없으면서 ‘당신 한번 해보슈’라고 왜 자꾸 회장직에 떠밀었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들러리’ 노릇을 한 데 대한 노골적인 불쾌감으로 들렸다. 그는 전형위 불참 의사를 밝힌 뒤 “70살 가까운 분은 차기 회장직을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면서 조석래 회장(72) 합의추대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었다.

총회서 불만 터져나오며 합의추대 무산
재계 반목 심화 탓…‘시대 변화 따라야’

임시의장을 맡은 김준성 회장도 발끈했다. 김 회장은 “(대기업 회장들이 전경련에 나오지 않아)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내 나이 88살인데, 전경련 회장을 추대하러 삼성 회장 등을 찾아다녀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전경련 간부는 “1961년 전경련 창설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심점 사라진 전경련 어디로?=전경련을 이끌어온 회장단의 내부 불만은 그동안 잠복돼 있었다. 이들 말고도 심기가 불편한 이들이 적지 않다고 총회에 참석한 그룹 인사는 전했다.

전경련 회장 선출과정의 진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전례에 따라 전원일치로 회장을 추대하는데, 한두분만 반대해도 그걸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진통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영계 일각에서는 회원사간 오랜 반목과 분열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다. 4대그룹 회장이 외면하고 이해관계가 다른 회원사간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전경련이 자신들의 수장을 추대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시대의 요구와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채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탓이란 지적이 많다.

전경련은 가까운 시일 안에 회장추대모임을 열어 3월 중에 단일 후보를 추대하기로 하고 총회를 끝냈다. 그러나 회장 선임 문제가 계속 표류하고 분열상이 그치지 않을 경우, 전경련은 당분간 무기력한 경제단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4대그룹 임원은 “지금 상태로는 회장을 새로 추대한고 해도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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