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유학·연수 비용과 해외 차입금 추이
해외여행 등 600억 유출
은행들은 1천억씩 차입해
은행들은 1천억씩 차입해
나간 돈 600억원, 들어온 돈 1000억원.
1월 중 우리 경제의 1일 평균 ‘성적표’다. 얼핏 보면 꽤나 ‘남는 장사’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실상은 정반대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1월 중 국제수지 동향 자료’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두 가지 숫자가 서로 대비돼 있다.
1월 중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비용으로 나라 밖에 지불한 금액은 모두 19억3천만달러. 원화로 바꿔 계산하면 1조8천억원으로, 하루 평균 600억원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종전 사상 최고치인 2006년 8월의 18억7천만달러보다도 많다. 겨울인데도 해외여행 성수기인 여름철보다 해외로 나간 돈이 더 많은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33억6천만달러에 이르는 돈이 나라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꿔온 돈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우리 경제는 하루 평균 1000억원씩 빚을 늘려가고 있는 셈이 된다. 지난해 해외 차입금이 한달 평균 36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서도 해외 차입금이 별로 줄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박종열 한은 국제수지팀 차장은 “여전히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가 강해 해외 차입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나라 바깥에서 쓴 돈과 꿔온 돈이 동시에 늘어나는 것을 두고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체 국제수지 동향을 나타내는 이 두 개의 숫자는 우리 경제의 기이한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월 중 경상수지는 해외여행 증가와 수출 둔화 등의 여파로 5억1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5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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