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과 국내은행의 GDP대비 해외 자산 비중 비교
‘국외점포 비중’ 자산의 2.3% 그쳐
“원화 강세 때 적극 나서야”
“원화 강세 때 적극 나서야”
“하루 빨리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라.”
한국은행은 1일 내놓은 보고서 ‘주요 선진국 은행의 해외 진출 경험과 시사점’에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주택 담보 대출과 같은 시장 점유율 경쟁만으로는 조만간 성장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2006년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국외 점포 수는 28개국 113개에 이른다. 하지만 국외 점포 자산을 모두 합쳐봤자 320억달러(약 30조원)로, 국내 은행 전체 자산의 2.3%에 불과하다. 그나마 국외 점포의 여신 총액 가운데 국내 기업의 국외 지사나 현지 법인, 동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2005년 말 기준)를 넘는다. 국외 영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국내 은행의 국외 자산 비중이 2.3%에 불과한 것과 달리, 외국의 주요 은행들은 전체 자산 가운데 국외 자산 비중이 최소 20%를 넘어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외 자산 비중도 큰 차이를 보인다. 에이치에스비씨(HSBC)와 도이치방크 등 주요 은행들의 국외 자산이 자기 나라 국내총생산의 30%를 넘어서는데 반해, 국내 최대 은행이라는 국민은행은 이 비율이 0.2%에 불과하다.
조강래 한은 금융안정분석국 안정분석팀 과장은 “국내 자산 규모 상위 3개 은행의 시장 점유율이 이미 50%에 가까와졌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영업 실적이 국내 경기에만 좌우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국내 은행들이 국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좋은 기회라고 지적한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화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은 국외 진출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며 “국내 은행들도 좀 더 큰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지리적·문화적 접근성이 용이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되, 일부 대형 은행의 경우엔 선진국의 중규모 은행을 인수해 지명도를 높이는 전략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제안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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