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인씨
박정인 수석부회장 제철 부회장 겸임
계열사별 자율경영방침 약화 우려
계열사별 자율경영방침 약화 우려
현대·기아차그룹은 13일 박정인(사진) 현대·기아차 기획조정실 수석부회장이 현대제철 부회장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안에서 대표적인 기획·재무통으로 꼽히는 전문경영인이다. 그룹 쪽은 그의 겸임 발령에 대해 “일관제철소 건설 등 제철부문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완성차에서 제철부문까지 그룹 전체의 일관되고 효율적인 경영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의 ‘실세’로 떠오른 박 부회장의 위상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것이지만, 회장 직속의 기획조정실 기능과 역할이 갈수록 커지면서 계열사의 독립경영 방침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비자금 수사로 투명경영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기획총괄본부를 기획조정실로 축소·개편해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부는 “제철사업의 무게감을 고려한 인사라고 하지만 그만큼 그룹 차원의 통제와 관리 아래 놓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에서 차지하는 박 부회장의 위상이 더 올라갔을 뿐 아니라 경영 전반을 틀어쥘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앞서 지난해 9월 단행된 그룹 조직개편 때는 그의 부회장 직함 앞에 ‘수석’이란 호칭을 붙여줬다.
박 부회장은 1977년 옛 현대정공(현재 현대모비스) 설립을 주도한 인물로, 정몽구 회장의 곁을 30년 가까이 지켜온 최측근이다. 2005년 9월 현대모비스 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1년만인 지난해 9월 현대차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