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6개월 안에 부동산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는 소비자의 비중이 6년여만에 가장 낮게 나왔다. 향후 집값 전망이 하락 쪽으로 모아지면서 주택 구입을 가급적 늦추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3월2일~15일 전국 30개 도시 244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2007년 1분기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6개월 안에 부동산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5%였다. 지난해 4분기(7%)보다 2%포인트 낮아진 것이고, 2000년 4분기(3%) 이후 6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부동산을 구입할 계획이 있는 소비자만 놓고 보면, 아파트는 지난해 4분기 66%에서 올 1분기 51%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토지(8→19%)와 상가(6→9% )는 높아졌다.
강병천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구입 심리가 다소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담보 대출 규제 강화와 보유세 부담 증가로 집값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오는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수준을 보여주는 소비자 심리지수는 103으로 나왔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2분기(101) 이후 3분기만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6개월 전보다 나아졌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소비자들보다 더 많다는 걸 뜻한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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