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역 1분기 전셋값 상승률
서울 1.07% 올라 작년 절반…경기도 1.15% 그쳐
학군 수요 줄고 지난해 4분기 주택구입 영향인듯
학군 수요 줄고 지난해 4분기 주택구입 영향인듯
올 들어 3월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 평균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들고 다주택 보유자들이 늘어난 보유세를 세입자에게 전가하면 올 봄 이사철 성수기에 전세난이 벌어질 것이라던 일부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28일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올해 1~3월 전셋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1.07%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9%과 견줘 절반 수준에 머무르면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3월 무려 6.07%나 올랐던 양천구의 경우 올해는 -1.6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목동 신시가지 2단지 30평형은 지난해 말 2억8천만~3억원이었던 전세금이 현재 2억1천만~2억5천만원으로 6천만원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6%와 3.51% 올랐던 강남구와 송파구도 올해는 모두 변동 없이 보합세를 보였다.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국지적 상승세를 탔던 강북 지역도 예년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2.77%에서 올해 1.51%, 성북구는 1.61%에서 0.99%로 오름세가 둔화됐다.
경기도도 올 들어 전세값이 1.15%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상승률 1.47%에 못미쳤다. 지난해 3월까지 4.1%나 올랐던 광명시의 경우 올해 0.68%로 상승률이 크게 떨어졌고, 구리시도 같은 기간 상승률이 2.33%에서 0.47%로 많이 낮아졌다. 구리 인창동 두리공인 이주영 사장은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해 4분기에 전세 수요자들이 아예 주택 구입 쪽으로 돌아선 경우가 많아 올 봄 전세 수요층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밖에 성남시(2.64%→0.24%) 화성시(2.75%→0.33%) 광주시(1.67%→0.73%) 등도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보합세였다가 올해 4.85%나 오른 의정부시를 비롯해 이천시(0.46%→3.06%) 동두천시(0.83%→3.73%) 용인시(-0.31% → 1.73%) 등은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이들 지역은 복선 전철 개통이나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는 곳이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 봄 이사철 전세시장이 안정된 것은, 내신 성적 위주의 입시제도 변화로 학군 수요가 감소한 데다 신혼부부 수요가 쌍춘년인 지난해 몰려 올해는 전세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올해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난을 우려했지만, 수요도 함께 감소해 이사철을 무난하게 넘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가을 전셋값이 크게 오른 곳에서는 세입자들이 올 봄 재계약 때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입자들이 재계약할 때는 2년 전보다 훨씬 높아진 현 시세대로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해당 아파트 전셋값은 이미 지난해 오른 가격이어서, 올 봄 시세 조사에서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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