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센터빌딩
8월까지 매듭 목표…매입 1년도 안돼 수천억원 차익 낼듯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대우센터빌딩을 매각하기로 했다. 특히 본사 통합 사옥 매입을 추진해 왔던 국민은행이 인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매각 시기와 인수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2일 “내년 말 제2사옥을 완공할 시점에 맞춰 대우센터빌딩 매각을 검토했으나, 최근 대우센터빌딩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원매자의 문의가 끊이지 않아 매각 추진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는 제이피모건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입찰 등을 거쳐 이르면 8월까지 매각을 끝낼 계획이다.
이에 앞서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 부행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본점 이전 후보지로 대우빌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가 조만간 대우건설 사옥 매각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격이 맞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적당한 터에 본점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민은행을 포함한 국내 2~3개사, 외국 투자은행 및 사모펀드 등 2~3개사가 대우빌딩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딩 가격은 애초 5천억원 선이 언급됐으나 최근에는 8천억~1조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현재 여의도와 광화문, 명동 등 4개 사옥에서 6000명이 일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들 6천여명이 함께 근무할 통합사옥의 방향성을 적어도 올해 안에는 마련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매각이익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실리 면에서도 그룹 제2사옥 신축으로 대우빌딩의 활용 가치가 낮아져 건물을 판 돈을 활용하는 게 이익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가 서울역 앞의 상징적 건물을 인수한 지 넉달 만에 다시 팔려는 것은 효용가치를 앞세운 지나친 장삿속이 아니냐는 눈총도 있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 인수 당시 건물 장부가가 277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금호아시아나는 1년도 채 안 돼 수천억원의 매매 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현재 대우건설은 대우센터빌딩 23개 층 가운데 7개 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임대를 주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쪽은 “건물을 매각한 자금으로 금호아시아나 계열에서 인수 부담을 만회하려 한다는 일부 시장의 우려가 있으나,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높여나가는 등 전적으로 대우건설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센터빌딩 매각은 대우건설이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수중에 있을 때부터 진행돼 왔는데,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중단되었다. 홍대선 정혁준 기자 hongds@hani.co.kr
대우센터빌딩 매각은 대우건설이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수중에 있을 때부터 진행돼 왔는데,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중단되었다. 홍대선 정혁준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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