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전망 추이
KDI “생산·투자·소비 개선…하락 추세 마무리”
민간연구소, 성장률 올려…소비자기대지수 100돌파
고용은 아직도 ‘겨울’…유가 등 대외변수도 부담
민간연구소, 성장률 올려…소비자기대지수 100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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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연구소들이 우리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보고서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비자 기대지수도 1년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
국책 경제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2007년 상반기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둔화가 진정되고 성장률의 하락 추세가 마무리되고 있다”며 “특히 내수와 관련된 서비스 생산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고 투자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소비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과 마찬가지로 4.4%로 유지했지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증가율은 3.9%와 2.6%에서 4.2%와 4.3%로 높였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는 수출 호조와 더불어 내수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3~4월 경제는 아직 경기가 확실하게 살아난다는 믿음을 가지기에는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라며 “성장세가 확 높아진다는 믿음을 줄만한 정보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4.4%로 전망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경기 전망은 좀더 낙관적인 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9일 발표한 ‘2007년 경제 전망과 정책 과제’에서 “우리 경제가 1분기를 저점으로 성장률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내놓았던 4.1%에서 4.4%로 수정했다. 금융연구원도 지난달 26일 발표한 ‘2007년 수정 경제 전망’에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4.3%로 높였다.
소비심리 지표도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 전망 조사를 보면, 소비자 기대지수가 100.1을 기록해 지난해 4월(100.6) 이후 1년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넘어섰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100을 넘으면 6개월 뒤의 경기나 생활 형편이 현재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의 비중이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높다는 것을 뜻한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생활형편 기대지수(100.7)와 소비지출 기대지수(104.5)가 모두 기준치를 웃돌았고,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도 95.1로 3월(89.4)에 비해 5.7 올랐다. 또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와 생활 형편을 보여주는 소비자 평가지수(87.4)도 4개월 내리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고용 사정이 개선되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 증가와 내수 회복은 실질 구매력이 높아져야 가능한데, 1분기 취업자 증가 수가 목표치인 30만명을 밑도는 26만명에 그쳤다”며 “애초 예상보다 경기가 조금 나아지긴 하겠지만, 아직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대외 변수들이 불안한 것도 부담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 유가의 반등과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 국내외 위험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콜금리 정책목표를 연 4.50%인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우성 안선희 기자 morgen@hani.co.kr
KDI 2007년 경제전망 변화
최우성 안선희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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