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용 수입물량 범위 안에서…1만2천~2천t 상담중
마침내 국산 쌀이 수출된다.
쌀 수출은 그동안 사실상 금지돼오다가 올 초 재개될 뻔 했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뤄져왔다.
농림부는 쌀 수출 추천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쌀을 수출하려면 1994년 말 개정된 양곡관리법에 따라 농림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이는 주식인 쌀이 마구잡이로 반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농림부는 애초 2월14일 쌀 수출을 추천할 예정이었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과정에서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 쪽에 빌미를 줄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협상 종료 이후로 추천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농림부 식량정책과 오경태 과장은 “과거 일제시대 쌀 공출 제도에 대한 반감과 60~70년대 쌀 부족으로 인한 기근 탓에 그동안 쌀 수출은 감히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쌀 생산이 충분할 뿐 아니라 품질도 고급화한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마저 종료돼 수출 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수출 승인 상담이 이뤄지고 있는 쌀은 모두 1만2천~2만2천t에 이른다. 쌀 수출 추천을 받으려면 미곡 수출 추천 신청서와 수출 계약서 사본을 농림부에 제출해야 한다. 농림부는 양곡 수급 상황을 감안해, 저율 관세 수입물량 중 시판용 수입물량 범위 안에서 선착순으로 수출을 추천할 계획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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