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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신약 연구보다 마케팅에 열올리는 미 제약사 ‘돈벌이 전략’ 고발

등록 2007-05-29 21:02

의사 강병철씨
의사 강병철씨
의사 강병철씨 ‘…주머니를 털었나’ 번역…“공공기관 제대로된 평가를”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05년 기준으로 560조원이다. 그 가운데 51%인 228조6천억원을 미국 제약회사들이 주무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문 전문 공개 이후 의약품 분야가 최대 피해 분야로 꼽히는 가운데, 미국 제약회사들의 ‘돈벌이 전략’을 입체적으로 다룬 한 미국 의사의 저서가 국내에 소개됐다.

제주도에서 소아과 의원을 열고 있는 강병철(사진)씨는 미국 의사 마르시아 안젤이 쓴 <제약회사들은 어떻게 우리 주머니를 털었나>를 최근 번역해 출간했다. 한국과 미국의 두 의사가 미국 제약업계의 추문 고발에 손을 잡은 셈이다.

강씨는 29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신약의 효능 대신 마케팅으로 환자의 주머니를 터는 미국 제약회사의 ‘돈벌이 전략’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05년 기준 11조4천억원이다. 그 가운데 미국 등 다국적 제약회사의 점유율은 35.7%에 이른다.

강씨는 “미국 제약회사들이 신약의 효능을 부풀리고, 사람을 살리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보다는 공무원, 의사, 대중을 속이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치로도 뒷받침된다. 미국 제약회사들은 연구 비용이 매출의 11%인 반면, 마케팅 비용은 35%에 이른다. 마케팅 비용에는 미국 식품의약청(FDA) 공무원이나 의사들에 대한 각종 로비·홍보 비용이 포함돼 있다.

그는 “약의 효능이 나온 임상자료는 부풀리고, 불리한 내용은 발표조차 않는다면, 의사 역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국내 의사들도 다국적 제약회사가 제공하는 연수 강좌를 거치다 보면, 이들의 말을 믿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약의 효능을 제대로 판단할 엄격한 장치나 잣대가 한국에는 없다. 신약 허가는 미국처럼, 새로운 약과 가짜 약(설탕 등으로 만든 약)을 비교 검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기존에 쓰이던 값싸고 효능 있는 약과는 직접적 비교 시험이 없다.

강씨는 “현 제도로는 의사들도 막연히 신약이 좋다는 마케팅에 휘둘리게 된다”며 “공공기관이 제대로 된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8~2002년 미국 식품의약청에서 승인을 받은 ‘신약’ 415종 가운데 새로운 약효 성분을 발견해 만들어진 ‘혁신적 신약’은 14%에 불과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타결에 환영 성명을 냈던 미국의 제약업체들은 지금 ‘신약’보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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