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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자산관리는 꼼꼼하고 친화력 갖춘 여성이 딱이죠”

등록 2007-05-30 14:49

서울 종로구 현대증권 광화문지점 영업팀은 절반이 여성이다. 이들은 꼼꼼한 고객관리로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 강경희·김정아·한정연 대리와 박선영 차장(왼쪽부터)이 29일 오후 장 마감 뒤 시황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서울 종로구 현대증권 광화문지점 영업팀은 절반이 여성이다. 이들은 꼼꼼한 고객관리로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 강경희·김정아·한정연 대리와 박선영 차장(왼쪽부터)이 29일 오후 장 마감 뒤 시황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증권가의 여풍당당
영업도 발군의 실력…주요지점장 속속 배출
“이제는 고객관리와 상품개발을 누가 잘 하느냐의 싸움인데, 여성들의 실력이 돋보입니다.” 현대증권 마케팅팀 서원규 과장은 최근 여성들의 놀라운 실적에 혀를 내두르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2~3년 사이에 주식시장이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 방식으로 재편되고, 증권사의 영업에서도 위탁매매보다 자산관리가 중시되면서 증권가에서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업종 간 벽을 허무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일명 자본시장통합법)의 통과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점도 여성들이 주목받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꼼꼼하고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여성들의 장점이 고객들의 자산을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자산관리 업무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대증권 광화문지점에서 일하는 김정아 대리는 최근 진급을 했다. 지난해 말 자산관리 부문에서 최고 실적을 올려 우수사원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고객 기록을 꼼꼼히 하는데 오래 만나온 고객 기록이 책 한 권 분량”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권해 성과가 좋았고 회사가 이를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매년 실적 우수사원에게 주는 ‘유 퍼스트 대상’에서도 수상 대상자 10명 중 5명이 여성이었다. 이는 2명이었던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점 영업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21%에서 올해 24%로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서도 여성들의 힘은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평가 대상 영업직원 808명 가운데 직군별 상위 10% 중 여성 비율을 살펴보니, 자산관리 영업을 담당하는 웰스매니지먼트(WM) 부문에서 상위 50명 중 여성이 20명(38%)이었다. 부유층의 자산관리를 맡는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의 실적 상위 5명은 모두 여자였다. 반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실적 상위 20명 중 여자는 2명으로 10%에 머물렀다. 이외에도 자산관리 부문을 일찍부터 강화해온 삼성증권과 대한투자증권 쪽에서는 여성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고액자산가들이 많은 강남·분당의 주요 지점장을 맡고 있다. 이봉훈 대한투자증권 홍보과장은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대투의 여성 지점장은 한두 명에 불과했다”며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노른자위 지역에 여성들이 배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매매는 순간순간 판단해 투자를 해야 하는 리스크가 큰 업무여서 남성들이 강하다”며 “반면 여성 직원들은 리스크를 걸기보다는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성격이라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자산관리 쪽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강남지점 PB 유진경 과장은 “남성들이 결정력 등에서 우위를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여성들은 만기 관리를 해준다거나 각종 기념일을 챙기는 등 ‘수익률+알파’를 제공해 고객들의 신뢰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려하게 부각되고 있는 여성들이 있지만 여전히 증권가의 여성 차별은 심각하다는 평도 있다. 김금숙 사무금융노조 여성국장은 “과거부터 여성들은 가족 살림을 책임져 왔고 이런 점들이 자산관리 부문과 맞닿아 여성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업무 배치, 교육 기회, 승진 부분에서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며 증권사에서 여성들의 관리직 진출 비율은 10% 이하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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