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뼈 수출 웬말이냐”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식품위생 및 광우병 안전연대, 한국생협연합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불안전성과 위생검역 주권 훼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뼈없는 쇠고기’ 규정 무색…정부 전면 수입중단 안할듯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지 한 달여 만에 현재의 수입 위생조건에서는 수입이 허가되지 않은 ‘갈비’가 발견됐다. 우리 정부가 최근 뼈 있는 쇠고기 수입을 허용할 뜻을 내비친 이후 발생한 일로, 정부는 미국 쪽이 단순 실수를 한 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지난 25일 부산항으로 들어온 15.2t, 492상자의 미국산 쇠고기를 검역하는 과정에서 뼈를 발라내지 않은 갈비로 채워진 상자 2개(53㎏)를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강문일 검역원장은 “엑스선 이물검출기를 거치기도 전에 육안으로 갈비가 상자째로 발견됐다”며 “곧 미국의 해당 수출 작업장에 잠정 선적 중단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은 ‘30개월 미만, 뼈 없는 쇠고기’로 갈비는 수입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 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미세한 뼛조각이 발견됐는데도 전량 반송됐다. 그 뒤 ‘뼛조각이 든 상자’만 반송하기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이번엔 뼛조각이 아닌 큰 뼈가 발견됐다. 일본은 2005년 뼈 있는 쇠고기가 발견되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수입 중단 조처까지는 취하지 않을 방침이다. 강 원장은 “단순 실수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해당 작업장의 해명을 들은 뒤 전량 반송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갈비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아닌 만큼 전면 수입 중단 조치까지 취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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