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GDP와 GNI 성장률 추이
1분기 0.9% 감소…GDP는 0.9% 증가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견줘 0.9%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오히려 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2007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치)’을 보면, 실질 국민총소득은 전분기(지난해 4분기)보다 0.9% 감소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 0.7%보다 더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서는 3.4% 증가했다. 실질 국민총소득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1분기(-0.5%) 이후 처음이다. 실질 국민총소득이란, 실질 국내총생산에 교역조건의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과 실질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국외이자·배당손익 등)을 더해 산출하는 것으로, 우리경제의 실질구매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1분기 실질 무역 손실액은 18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16조원에서 2조5천억원 더 늘었으며, 실질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도 7천억원의 적자가 났다. 김승철 한은 국민소득팀 차장은 “반도체 수출가격 하락과 유가상승 등 교역조건 변화가 주요인이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2.5%나 성장한 데 따른 기술적 요인도 올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 변화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질소득의 감소는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소비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재로서는 실질 국내총생산과 국민총소득의 격차가 크지 않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 유가와 원자재 등이 오르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분기보다 0.9% 증가해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 0.9%와 같았으며, 전년동기 대비로는 4.0% 성장했다. 제조업이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의 부진으로 전분기보다 0.9% 줄었지만,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1.4%와 1.2% 올랐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에 대한 민간소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 금융이나 보험 등 서비스 지출도 늘어나 전분기에 견줘 15% 이상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수장비 투자가 모두 늘어 전분기 대비 4.4%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 중심으로 0.8% 성장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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