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미국산 소갈비
갈비 2상자를 포함해 지난달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66.4t이 수출용이 아니라 미국 내수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부는 지난달 25일 부산항에 수입된 카길사의 쇠고기 15.2t과 26일 수입된 타이슨사의 쇠고기 51.2t이 미국 농무부의 한국 수출 증명(EV) 프로그램에 따라 가공되지 않은, 미국 내수용 쇠고기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카길사의 15.2t은 갈비뼈가 발견된 2상자 물량이다. 수출 증명 프로그램은 미 농무부가 수입국의 위생 조건에 맞는 쇠고기를 수출하기 위해 작업장을 감독하는 체계를 말한다. 예컨대, 한국에 수출되는 쇠고기에 대해서는 미 농무부가 각 작업장에 ‘30개월 미만, 살코기만’이라는 현행 한-미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지키도록 지침서를 내려보내고 준수 여부를 살핀다.
이번에 문제가 된 미국산 쇠고기들은 모두 미 연방정부 수의사가 발급한 수출 검역증이 정상적으로 첨부돼 있었다. 내수용이 수출용으로 둔갑한 것은 해당 수의사가 의도적으로 검역증을 허위 발급해줬거나, 아니면 미국의 수출 증명 프로그램 자체에 허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해당 쇠고기 66.4t 전량을 반송 조처하는 한편, 믿을 만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카길사와 타이슨사의 해당 작업장에 대해 수출 선적을 금지하기로 했다. 농림부는 또 정확한 경위를 통보받을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검역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모두 34건 227t으로, 이 가운데 14건 52t이 검역을 통과했다. 이 52t 중 아직 검역 창고에 남아 있는 3t과 검역 대기 중인 12건, 153t의 국내 반입이 일단 묶인 것이다.
‘국민 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의 박상표 편집국장은 “카길과 타이슨 등 대형 회사들일수록 도축 공장의 작업 속도가 너무 빠른데다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떨어져 잘못된 포장이나 위생 안전 등 각종 사고들이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 정부는 미국 내 도축 공장에 대한 위생 조건 승인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