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지분 일부 매각 뒤 외환은행 지분 분포
‘먹튀’ 논란 외환은행 지분 1차매각…1조2천억원 확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22일 외환은행 보유지분 64.62% 가운데 13.6%(8770만주)를 1조1900억원(주당 1만3350원)에 기관투자가들한테 매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론스타는 남은 지분 51.02%는 앞으로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론스타는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일괄 매각하는 ‘블록세일’ 방식으로 지분을 팔았고, 지분 인수에는 하나금융그룹과 농협 등이 참여했다.
하나·농협 일부매입
인수경쟁 참여 주목 론스타, 지분 왜 매각했나=론스타는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관련한 법원 판결 전에 투자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부분 매각’이라는 카드를 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외환은행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몸집’을 줄임으로써 전략적 투자자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지분 매각은 대출금 상환이 목적이었으며, 현재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는 계속 보유할 계획”이라며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성장을 돕고 장기적인 기업 비전을 함께 할 전략적 투자자를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주식매수옵션을 맺었다. 이 옵션 때문에 지난해 5월30일 론스타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한테서 각각 4913만주와 4176만주를 주당 8488원에 사들여야 했다. 당시 론스타는 주식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씨티은행에서 8억5000만달러(약 7715억원)를 빌렸고 매월 약 45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왔다. 론스타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1조1900억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지난 2월 초 주당 1천원 배당을 통해 3542억원을 받아간 것을 포함하면 모두 1조5442억원을 회수했다. 이는 투자원금의 7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론스타는 2003년 10월 1조3833억원을 투자해 외환은행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콜옵션 매입에 7715억원을 투입해 외환은행에 모두 2조1548억원을 투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22일 “론스타가 법정공방 등에 휘말린 한국에서 투자 규모를 점차 줄이기 시작했다”면서 “외환은행 지분을 대량 매도한데 이어 이르면 22일 극동건설과 스타리스의 지분 매각 계약을 발표해 20억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금융감독위원회와 검찰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투기자본의 ‘먹튀’를 구경만 하고 있는 꼴”이라며 “검찰이 론스타 지분에 압수보전 명령을 신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나금융·농협 왜 매입했나=론스타의 지분 인수에는 하나금융그룹과 농협이 참여했다. 두 곳 모두 투자를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이성규 하나금융그룹 부사장은 “포트폴리오 투자 차원에서 블록세일에 참여했다”며 “1% 미만의 지분이기 때문에 경영권과는 전혀 상관없는 단순 투자”라고 말했다. 농협도 “투자 목적으로 330만주(0.51%)를 약 45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 안팎에선 하나금융과 농협이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역시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극동건설 6600억원에 팔아…4배 차익
론스타, 웅진그룹도 계약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극동건설을 웅진그룹에 6600억원에 매각했다. 웅진그룹과 론스타는 “웅진홀딩스가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 주식 98.14%를 66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극동건설 매각에는 유진기업과 에스티엑스(STX), 효성, 웅진, 한화건설, 대한전선, 동양메이저 등 7개사가 참여했었다. 웅진그룹은 지난 1980년 그룹의 모태가 되는 웅진씽크빅 창업 이후 사업 영역을 넓혀 현재 △교육·출판 △환경 생활 △식음료품 △레저·개발 △유통·서비스 △금융 등 6개 분야에서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 총 매출액은 2조원대로, 재계 순위 52위(지난해 매출기준)이다. 극동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재계 순위는 30위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극동건설은 1947년 설립돼 중동 건설붐이 한창이던 1974년에는 도급순위 4위까지 올랐으며, 1985년 국제그룹 해체를 계기로 국제종합건설과 동서증권을 인수하는 등 사세를 급속히 확장시켰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3년 론스타에 인수됐다. 그 뒤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엔 매출 5200억원(영업이익 360억원)을 올리며 재기했다. 현재 시공능력 평가 31위에 올라 있다. 한편, 론스타는 2003년 1700억원을 투자해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후 4년만에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론스타는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후 유상감자와 배당을 통해 2200억원 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번에 매각 대금으로 6600억원을 챙겨, 모두 7100억원(8800억원-2200억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인수경쟁 참여 주목 론스타, 지분 왜 매각했나=론스타는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관련한 법원 판결 전에 투자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부분 매각’이라는 카드를 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외환은행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몸집’을 줄임으로써 전략적 투자자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지분 매각은 대출금 상환이 목적이었으며, 현재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는 계속 보유할 계획”이라며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성장을 돕고 장기적인 기업 비전을 함께 할 전략적 투자자를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주식매수옵션을 맺었다. 이 옵션 때문에 지난해 5월30일 론스타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한테서 각각 4913만주와 4176만주를 주당 8488원에 사들여야 했다. 당시 론스타는 주식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씨티은행에서 8억5000만달러(약 7715억원)를 빌렸고 매월 약 45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왔다. 론스타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1조1900억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지난 2월 초 주당 1천원 배당을 통해 3542억원을 받아간 것을 포함하면 모두 1조5442억원을 회수했다. 이는 투자원금의 7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론스타는 2003년 10월 1조3833억원을 투자해 외환은행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콜옵션 매입에 7715억원을 투입해 외환은행에 모두 2조1548억원을 투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22일 “론스타가 법정공방 등에 휘말린 한국에서 투자 규모를 점차 줄이기 시작했다”면서 “외환은행 지분을 대량 매도한데 이어 이르면 22일 극동건설과 스타리스의 지분 매각 계약을 발표해 20억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금융감독위원회와 검찰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투기자본의 ‘먹튀’를 구경만 하고 있는 꼴”이라며 “검찰이 론스타 지분에 압수보전 명령을 신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나금융·농협 왜 매입했나=론스타의 지분 인수에는 하나금융그룹과 농협이 참여했다. 두 곳 모두 투자를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이성규 하나금융그룹 부사장은 “포트폴리오 투자 차원에서 블록세일에 참여했다”며 “1% 미만의 지분이기 때문에 경영권과는 전혀 상관없는 단순 투자”라고 말했다. 농협도 “투자 목적으로 330만주(0.51%)를 약 45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 안팎에선 하나금융과 농협이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역시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극동건설 6600억원에 팔아…4배 차익
론스타, 웅진그룹도 계약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극동건설을 웅진그룹에 6600억원에 매각했다. 웅진그룹과 론스타는 “웅진홀딩스가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 주식 98.14%를 66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극동건설 매각에는 유진기업과 에스티엑스(STX), 효성, 웅진, 한화건설, 대한전선, 동양메이저 등 7개사가 참여했었다. 웅진그룹은 지난 1980년 그룹의 모태가 되는 웅진씽크빅 창업 이후 사업 영역을 넓혀 현재 △교육·출판 △환경 생활 △식음료품 △레저·개발 △유통·서비스 △금융 등 6개 분야에서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 총 매출액은 2조원대로, 재계 순위 52위(지난해 매출기준)이다. 극동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재계 순위는 30위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극동건설은 1947년 설립돼 중동 건설붐이 한창이던 1974년에는 도급순위 4위까지 올랐으며, 1985년 국제그룹 해체를 계기로 국제종합건설과 동서증권을 인수하는 등 사세를 급속히 확장시켰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3년 론스타에 인수됐다. 그 뒤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해엔 매출 5200억원(영업이익 360억원)을 올리며 재기했다. 현재 시공능력 평가 31위에 올라 있다. 한편, 론스타는 2003년 1700억원을 투자해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후 4년만에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론스타는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후 유상감자와 배당을 통해 2200억원 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번에 매각 대금으로 6600억원을 챙겨, 모두 7100억원(8800억원-2200억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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