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 3세 ‘앉아서 1천억대’속출
증시 활황…보유주식 가치 급상승
두산그룹 5인 후계자 가장 ‘쏠쏠’
두산그룹 5인 후계자 가장 ‘쏠쏠’
재벌 2, 3세들의 상장사 보유주식 가치가 주가상승과 지분 증여·매입에 힘입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재계 전문사이트인 재벌닷컴(www.chaebul.com)이 1707개 상장사 대주주 및 일가족 3700명의 보유주식 평가금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 22일까지 두산·에스케이·금호아시아나·효성·지에스 등 상당수 재벌 2, 3세의 보유주식 평가금액이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는 등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간데다 주식 매입과 증여로 재벌 2, 3세들의 보유 지분이 늘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후계자들은 보유 주식 평가액이 5배로 늘어 가장 쏠쏠한 재미를 봤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장남 진원씨와 차남 석원씨는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각각 1220억원, 998억원으로 6개월 만에 426.6%, 426.4%씩 급증했다. 박용현 두산산업개발 회장의 장남 태원씨,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정원씨, 차남 지원씨 등도 모두 보유주식 평가금액이 400% 이상 상승했다.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설립을 앞두고 이들이 ㈜두산과 두산산업개발 등 계열사 지분을 잇따라 취득했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이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효성그룹의 2, 3세들도 보유주식 가치가 6개월 만에 70~90%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두 그룹도 현재 지주회사 설립을 앞두고 있거나 올 들어 총수 자녀가 핵심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경영 참여가 활발했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의 사촌인 최창원 에스케이케미칼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연초에 비해 103%나 늘었으며 미성년자 주식부자인 성원건설 전윤수 회장의 아들 동엽군의 지분 평가액(942억원)도 186% 급등했다.
대신증권의 차세대 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는 이어룡 회장의 장남 양홍석씨의 지분가치도 160% 늘어난 889억원으로 평가됐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일부 재벌 후계자의 지분가치는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재용 상무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보유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은 지난 4월 초 증여세를 신세계 주식으로 현물 납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재벌 2, 3세의 올해 보유 주식 평가액 증가율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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