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수입차 푸조의 경유 승용차 ‘407 HDi’ 발표회에서 고압 직분사 방식의 2000㏄급 디젤 엔진과 새 차를 앞에 놓고 모델들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불모터스 제공
올해부터 판매가 허용된 경유 승용차가 28일 처음으로 출시됐다. 출발은 수입차인 푸조가 끊었다. 푸조의 수입 판매원인 한불모터스는 이날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경유 승용차인 ‘407 HDi’ 발표회를 열어 판매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상용차와 4륜 구동 차량 및 스포츠실용차(SUV)에 디젤 엔진이 장착되기는 했어도, 일반 승용차에 디젤 엔진이 얹혀 출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푸조의 ‘407 HDi’ 모델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고급 중형 세단 ‘407’에 고압 직분사 방식의 배기량 2000cc급 디젤 엔진(HDi)을 얹은 것이다. 연비 15.6km/ℓ, 한번 주유로 최대 1200km까지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경제성을 갖췄다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차 값은 4850만~4950만원이다. 한불모터스의 송승철 대표는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고, 기술 진전으로 디젤 엔진이 혁신적으로 발전한 만큼 국내에도 본격적인 디젤 승용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앞으로 첨단 기술을 적용한 디젤 모델을 국내 시장에 대거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달부터는 국산 경유 승용차도 줄줄이 나올 예정이다. 먼저 기아차가 다음달 7일 리오 후속 모델로 내놓을 ‘프라이드’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경유 승용차를 선보인다. 출시 시기는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에는 출시될 예정이다. 준중형급인 쎄라토 경유차도 5월께 나온다. 여기에는 현대차가 유럽에 수출하는 ‘클릭’(수출명 겟츠) 에 장착한 것과 같은 1500cc 디젤 엔진이 얹혀진다. 옵티마 경유차는 애초 예정된 8월보다 출시 시기가 다소 늦어져 연말께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푸조 첫선…내달부터 국산 줄줄이
기아·현대·삼성차등 올해만 9종 출시계획
유지비 저렴…경유값 인상·비싼 차값 변수
현대차도 올해 5개 차종의 경유 승용차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5월 베르나 후속 모델인 ‘엠시’(프로젝트명)에 디젤 엔진을 얹어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뉴아반떼 엑스디(XD), 라비타, 클릭 경유차도 뒤를 이을 전망이다. 10월쯤에는 쏘나타 디젤 모델도 선보인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그랜저엑스지(XG)와 에쿠스 등 대형차에도 디젤 엔진을 얹기로 했다. 르노삼성차도 하반기에 에스엠3 디젤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경유 승용차는 휘발유 차에 견줘 유지비가 싸고, 차량의 힘이 좋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오존층 파괴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 차량에 견줘 적지만 질소산화물을 더 많이 배출하는 것이 흠이다. 경유 승용차 시장이 붐을 이룰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값 인상에다 차 값이 휘발유 차량보다 비싼 점 등 몇 가지 변수가 있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 경유차 시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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