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00억원에…국내 빌딩 거래 사상 최고가
대우건설 소유의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이 외국계 투자자금인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에 9600억원에 팔렸다.
대우건설은 9일 대우센터빌딩을 9600억원에 매각하기로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론스타가 2004년 말 싱가포르 투자청에 매각한 강남구 역삼동 강남 파이낸스센터(옛 스타타워)의 거래 가격인 93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국내 빌딩 거래 사상 최고가다. 매각 조건에는 대우센터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대우건설이 시공하고, 앞으로 2년간 대우건설이 임차하는 것을 담고 있다. 매각 대금 9600억원에는 약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개보수 비용이 제외됐으며, 추후 별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빌딩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의 일부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가를 올리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쓸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6조4천억원을 들여 대우건설을 인수했는데, 이 때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재무적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이들에게 수익 보장을 약속한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가를 올릴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난해 대우건설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인수한 것이 대우센터빌딩 매각으로 이어진 셈이다.
대우센터빌딩은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13만2560㎡ 규모로 지난 1977년 6월 완공됐다. 대우건설은 현재 이 빌딩 23개 층 가운데 7개 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임대를 주고 있다. 대우건설은 임대 계약이 끝나면 내년 말 완공되는 신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제2 사옥에 입주할 예정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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