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다음 블로그 주간 방문자수 추이
“검색 편중 커뮤니티 형성안돼” 대책팀 꾸려 진단나서
포털 황제’ 네이버가 요즘 뒤숭숭하다. 회사 안팎에서, 사이버 공동체(커뮤니티)로서 기능과 성격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이치엔(NHN)은 올들어 블로그나 카페의 활용도를 높이려고 여러가지 신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다.
지난 1월 네이버는 ‘블로그 시즌2’로 선보이며, 블로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왔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티브이 광고까지 했다. 그러나 인터넷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 집계치를 보면, 3월 이후 네이버 블로그의 인기가 시들하다. 3월의 평균 주간 방문자수와 4월첫주~6월 마지막 주간을 비교했을 때, 방문자수 증가율이 -4.5~4%대이다. 같은 기간 다음 블로그 방문자수 증가율 4.5~24%에 견주면 초라한 결과이다.
카페 방문자수에서는 네이버가 지난해말부터 다음을 앞지르기는 했다. 하지만 실속이 없다. 랭키닷컴 분석 결과, 지난 1월 1779만이던 네이버 카페 방문자수가 6월에는 1944만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이용 시간(체류시간)은 1월 2분에서 지난달 1분49초로 줄었다. 그사이 다음은 10분33초에서 12분29초로 늘었다. 랭키닷컴쪽은 “다음 카페는 꾸준히 방문하고 활동하는 사용자가 많은 반면에, 네이버 카페는 검색 결과 노출 등을 통한 일시 방문이 많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가 포털의 알짬이라 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공유 기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은, 다른 서비스의 활용 통계에서도 유효하다. 관심사가 비슷한 이용자들이 링크를 걸어 함께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지난해 선보인 블링크 서비스의 경우, 4월 이후 주간 방문자수가 30만~40만명선에 그쳤다. 1~3월에는 주간 방문자수가 100만에 육박했던서비스다. 특정 사이트 등을 ‘즐겨찾기’한 정보를 개방형 웹사이트에 저장, 이용자간 정보공유성을 키운 ‘북마크 서비스’는 지난 2월 중순에 시작했는데, 3월에 주간 방문자수 20만명선으로 정점에 이른 뒤 줄곧 감소해 최근 9만~12만명선에 머물고 있다.
경쟁 포털사의 한 간부는 “막강한 네이버의 노출력이나 자금력, 인력 등을 감안하면 신규 서비스는 거의 정체 수준”라고 말한다. 다른 포털사의 한 임원도 “각각 서비스의 독립성이 없이, 검색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검색 서비스가 ‘기침’하면 다른 서비스는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털에서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공유의 장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소통하면서 다른 이슈가 확대재생산되고, 이를 계기로 또 다른 사용자들을 유인하는 선순환과정이 일반적인 ‘성장방정식’으로 통한다. 그러나 네이버에서는 검색용 방문이 주류여서 이런 선순환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네이버도 이런 구조적 문제 등에 대한 해법찾기에 나섰다. 지난 3월 엔에이치앤은 최휘영 대표 직속의 태스크포스팀을 새로 꾸려 가동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신규 사업을 총체적으로 진단, 평가하고 교통정리하는 게 이 팀의 과제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 1월부터 네이버에서 외부 블로그도 검색할 수 있도록 하면서 다른 포털들의 유입이 커진 것 같다”며 “그러나 종합적으로 보면 네이버의 커뮤니티 영향력이 정체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휘영 대표는 “올 하반기에 ‘블로그 시즌 2’ 업그레이드 등 준비하고 있는 신규서비스들이 적지 않다”며 “게임이 회사 전반의 새 주력이 될 것이다, 일본에 진출한 엔에이치앤의 ‘한게임’은 이미 게임 포털 커뮤니티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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