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업들이 정치 자금을 제공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이날 저녁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2007 제주하계포럼’ 개막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말했다. 조 회장은 “대선의 해를 맞아 정치자금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제는 지나간 옛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기업이) 이권을 위해 혼자 돈을 주는 케이스는 없어진 지 오래”라며 “지금 재계에서는 그런 것 안 해도 된다는 분위기이고 만만세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을) 법으로도 막았고, 관행적으로도 없앤 것은 참여정부의 큰 공적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조 회장은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기론’에 대해 “한국 경제가 5% 가까운 성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유럽이나 일본처럼 완숙된 경제가 아니기 때문에 7% 정도 성장은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최근 삼성전자의 위기설을 두고 “삼성전자는 위기가 아니며, 제품 수명에 따라 수익이 올라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조 회장은 참여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해 “출자총액제가 크게 완화돼 90% 이상 해결됐으며, 지주회사제도 개선돼 거의 규제가 없어지다시피 할 정도로 도와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기업 정서’가 여전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 회장은 기업 투자를 끌어내자면 “돈(자본)을 소중히 따뜻하게 감싸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총제 완화와 기업의 투자 여력을 연계짓는 시각에 대해 “돈이라는 것은 불확실하거나 겁이 나면 어디로 숨어버릴지 모른다”며 “투자는 윽박질러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존중하고 감싸주고 소중히 여겨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의욕이 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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