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분기별 경영실적 추이
내수·수출 동반 회복 힘입어 2분기 실적 3년만에 최고
영업이익률 7%대로 올라서…대외환경 적응력 향상
영업이익률 7%대로 올라서…대외환경 적응력 향상
현대자동차가 1분기의 부진을 털어내고 2분기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내수와 수출 부문의 동반 회복세가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올 상반기 경영실적은 매출 14조7110억원, 영업이익 86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6.1%, 16.1%씩 늘어났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여의도 굿모닝신한증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예상됐던 대로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은 꽤 괜찮게 나왔다. 매출(8조269억원)과 영업이익(5728억원) 모두 2004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분기에 견주면 매출은 20.1%, 영업이익은 무려 96.6% 늘어난 것이다.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7.1%로, 3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원가 혁신과 새차 출시 및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등에 힘입어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영업이익률이 5%대를 훌쩍 넘어 7%대에 진입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영업이익률 7%대는 11분기 만인데, 환율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실적을 거둔 것은, 그 만큼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커졌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이후 3~4%대에 머물러왔다. 현대차는 “환율대응 능력이 향상됐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상반기 실적 개선은 내수와 수출 부문이 함께 이끌었다. 내수 시장에서는 신형 아반떼와 베라크루즈 등 새 차 효과가 살아나고 그랜저를 중심으로 한 대형 승용차가 잘 팔린 덕이 컸다. 상반기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84만722대였다. 정태환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전무)은 “2004년 이후 급격한 환율 하락과 재료비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떨어졌으나, 신기술 개발과 원가절감 효과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외에서는 미국 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동급 차량에서 점유율 10.1%를 차지한 싼타페와 지난 3월 출시된 베라크루즈의 새차 효과가 큰 힘을 발휘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미국시장 점유율을 3.4%로 끌어올리며 미국에 진출한 이래 최대 판매 대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10% 가까운 판매 성장세로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에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중국에서 현대차는 도요타 등 경쟁사들의 가격인하 영향으로 판매가 15.7% 줄어들었다. 내년 초로 예정된 2공장 완공에 맞춰 중국형 모델 개발 등에 나서고 있지만, 기아차와 함께 앞으로 1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서유럽에서도 판매가 8.7%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현대차는 유럽 전략 차종인 ‘i30’이 출시되는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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