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농수산물 무역적자 추이
지난해보다 29% 늘어…미국에 가장 큰 적자
올 상반기 농축산물 무역 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50억달러(약 4조6천억원)를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농축산물 무역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곡물 가격이 오르고 수입 육류와 과일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국내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 적자 규모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농수산물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올 상반기 농축산물 무역 적자는 54억3520만달러(약 5조2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9.1% 늘어난 것이다. 수입액이 65억3744만달러(1396만t)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5.3% 늘어난 반면, 수출액은 11억224만달러(67만t)로 9.5% 증가에 그친 결과다.
농축산물 무역 적자는 올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무역 흑자인 52억755만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반도체를 팔아 벌어들인 돈을 농축산물을 사는 데 쓴 셈이 된다.
수입국별로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13억7513만달러로 가장 큰 적자가 났고, 이어 △중국(12억35만달러) △오스트레일리아(7억3826만달러) △브라질(2억6009만달러) 등의 차례로 적자 폭이 컸다.
농축산물 무역 적자가 크게 확대되는 것은 바이오 에탄올 등 대체 연료 수요 증가로 옥수수 등 곡물값이 크게 오르고, 수입 쇠고기·돼지고기·과일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단일 품목으로 수입 규모가 가장 크고 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상반기 수입액은 8억7078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0.4% 급증했다. 쇠고기(4억8675만달러)와 돼지고기(4억7711만달러) 수입도 각각 26.7%와 30.6% 늘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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