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소주? 소금 소주?
진로 “우리만 무설탕” 주장에 두산 “소금 검출” 반격
양대 소주업체인 진로와 두산이 ‘설탕 소주’와 ‘소금 소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진로의 소주 광고를 두산이 정면으로 받아치면서 시작됐다. 두산은 30일 ‘설탕 뺀 소주? 1위 업체의 소비자 우롱’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최근 19.5도로 도수를 낮춰 출시한 진로의 ‘참이슬 후레쉬’가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광고를 선보여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로가 ‘설탕을 뺀 껌, 설탕을 뺀 주스, 설탕을 뺀 소주’라는 광고 카피를 통해 마치 다른 소주 제품들이 설탕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게 두산 쪽의 얘기다. 두산의 주류 담당자는 “소주의 단맛은 90%가 ‘스테비오사이드’라는 감미료에서 나오는데, 1위 업체가 설탕을 이용한 교묘한 광고로 소비자들을 호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신 두산은 진로 소주의 ‘나트륨 과다 함유’를 문제 삼았다. 두산은 “진로가 참이슬 제조 과정에서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소금을 첨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제품의 성분 분석에서도 ‘처음처럼’에 비해 많은 양의 나트륨 성분이 검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엔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던 진로도 반격에 나섰다. 진로는 두산 쪽에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자 네거티브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로의 주류 담당자는 “원래 소주의 원료인 물이나 주정에 나트륨 성분이 소량 들어있는데, 마치 첨가물로 소금을 넣는 것처럼 발표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주회사들의 절반이 설탕과 액상과당을 첨가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진로 소주에는 설탕이 안 들어있기 때문에 무설탕이라고 광고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수시로 벌어지는 소주회사들의 흠집내기식 공방을 보면서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김성식(45)씨는 “검증 없는 신경전에 소주맛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진로와 두산은 지난해에도 상대 제품을 비방하는 광고전을 펼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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