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세목별 세수 현황
올 상반기만 24.3% 늘어…계산 ‘주먹구구’ 비판
정부가 올해 말까지 거둬들일 세수가 올해 예산보다 11조원이나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국세청은 6일 올해 상반기 동안 정부가 거둬들인 세수 실적은 79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조5천억원(24.3%)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올해 초 국세청이 잡은 세입 예산 139조4천억원의 56.0%에 해당한다. 국세청은 현재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세수가 지난해(130조4천억원)보다 20조원(15.3%) 늘어난 150조4천억원에 이르러, 올해 세입 예산보다 11조원 가량 더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청은 이처럼 세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세율 인상이나 새로운 세목 신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납세자들의 자진 납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올 들어 자진 납부 세수 증가액은 모두 14조7천억원으로, 법인세가 19.2% 늘었고, 소득세와 부가세 과세표준도 각각 30.4%, 10.4% 늘었다.
하지만 세수 실적이 애초 정부가 책정한 예산과 큰 차이를 보여, 정부가 나라살림을 꾸려나가는 데 기초가 되는 세수 추계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애초 예산보다 11조원을 더 거둬들일 경우, 올해 예산 대비 세수 오차는 7.5%나 된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고 대외 개방경제를 지향하고 있어 정확한 세수 추계에 어려움이 많다”며 “앞으로 이런 오차를 줄여나가도록 적극적으로 개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올해 예산안에서 계획됐던 적자 국채 중 미발행분 1조3천억원은 발행하지 않고, 나머지 9조7천억원의 초과 세수는 내년도 결산 후 국가재정법의 세계잉여금 처분 절차에 따라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초과 세수 11조원에서 국채 미발행분 1조3천억을 뺀 9조7천억원 가운데 지방교부세와 제방교육 재정부담금에 4조2천억원을 먼저 정산한 후, 남는 돈은 공적자금 상환(1조7천억원)과 국가채무 상환 등(3조8천억원)의 용도로 쓸 예정이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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