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비농업부문 취업자 증감 추이
미 고용 4년만에 첫 감소
“실물경제 탄탄했던 ‘롱텀캐피탈’ 사태 때와 달라”
“시간당 임금 등은 늘어 일시적 고용악화일 수도”
‘경기 둔화냐, 경기 침체냐’
그동안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고용까지 감소하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월 미국 비농업 취업자 수는 4000명이나 줄었다. 애초 월가에서는 10만명 증가를 예상했으나, 2003년 8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대량으로 일자리가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가 지난 7일(현지 시각) 1.87% 떨어지고,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9일 2.6% 동반 급락했다.
미국 경기 하강 폭 갈림길=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 감소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9월 고용 지표 등 미국 경제 관련 지표들을 계속 확인하면서 미국 경기가 ‘둔화’가 아닌 ‘침체’ 가능성이 있는지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비스업보다 재화 생산 부문에서 고용이 부진했는데, 특히 건설과 제조업의 고용이 줄었다”며 “제조업 고용 부진의 경우 만약 기업들이 향후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라면 심각하게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고용지표를 보면 둔화는 확실한데,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부분을 확인해야 할 시점이 왔다”며 “미국 경제가 ‘둔화’로 간다면 중국과 브릭스의 성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침체’ 상황으로 간다면 한국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8월 고용에 이어 9월 고용 지표까지 마이너스로 나온다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아직 경기 침체까지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9월 고용까지 감소한다면 미국의 소비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브프라임은 ‘복합형’ 위기=이처럼 미국 실물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단순히 일시적 신용경색 위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대표적 신용경색 위기로 꼽히는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당시와의 차이점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인 97년 당시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13년 이래 최고치인 4.5%였다. 98년 상반기에도 미국 경제는 4.2%나 성장하고 있었다. 주이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는 단순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위기 같은 신용경색에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서 비롯된 80년대의 저축대부조합 위기가 합쳐진 ‘복합형’ 위기”라며 “사태 해결까지 장기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용지표 악화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어 미국 경제의 본격적 침체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내비쳤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당시와 달리 올해 미국 경제는 높은 기업 채산성과 낮은 재고부담 등으로 기초체력이 양호하다”며 “취업자 수는 감소했지만 또 다른 고용지표인 시간당 임금과 주당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확장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기술(IT) 버블 붕괴 당시 미국 경제의 장기침체를 주도했던 고용시장 부진 현상은 취업자 수 감소뿐만 아니라 임금과 근로시간의 감소까지 동반했었다. 양선아 최우성 기자 anmadang@hani.co.kr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고용지표를 보면 둔화는 확실한데,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부분을 확인해야 할 시점이 왔다”며 “미국 경제가 ‘둔화’로 간다면 중국과 브릭스의 성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침체’ 상황으로 간다면 한국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8월 고용에 이어 9월 고용 지표까지 마이너스로 나온다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아직 경기 침체까지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9월 고용까지 감소한다면 미국의 소비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브프라임은 ‘복합형’ 위기=이처럼 미국 실물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단순히 일시적 신용경색 위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대표적 신용경색 위기로 꼽히는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당시와의 차이점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인 97년 당시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13년 이래 최고치인 4.5%였다. 98년 상반기에도 미국 경제는 4.2%나 성장하고 있었다. 주이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는 단순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위기 같은 신용경색에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서 비롯된 80년대의 저축대부조합 위기가 합쳐진 ‘복합형’ 위기”라며 “사태 해결까지 장기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용지표 악화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어 미국 경제의 본격적 침체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내비쳤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당시와 달리 올해 미국 경제는 높은 기업 채산성과 낮은 재고부담 등으로 기초체력이 양호하다”며 “취업자 수는 감소했지만 또 다른 고용지표인 시간당 임금과 주당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확장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기술(IT) 버블 붕괴 당시 미국 경제의 장기침체를 주도했던 고용시장 부진 현상은 취업자 수 감소뿐만 아니라 임금과 근로시간의 감소까지 동반했었다. 양선아 최우성 기자 anmad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