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별 자기자본 규모
현대·대신 “삼성 제치자” 대규모 자본 확충
자기자본 투자 경쟁력이 업계 판도 좌우할듯
자기자본 투자 경쟁력이 업계 판도 좌우할듯
2009년 자통법 대비 잇단 증자 계획…인수·합병도 탐색
증권사들이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에 대비해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증권이 지난 12일 5356억원의 대규모 증자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 달에는 대신증권이 4476억원 규모의 국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올들어 이미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대우증권도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 가운데 유상증자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자 외국 증권사로까지 눈을 돌려 탐색 중이며, 최근엔 자기자본 투자(PI)팀도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이 몸집 키우기에 나선 이유는 자통법 때문이다. 2009년부터 시행될 이 법은 금융회사들간의 칸막이를 없애 대형화·전문화된 투자회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현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이 대형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려면 기존의 위탁매매 업무나 자산관리 업무 외에도 자기자본 투자로까지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며 “세계적 투자은행들은 수익의 3분의 1 정도를 자기자본 투자에서 얻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증권사가 기존 업무에 필요한 자본 1조5천억 외에도 일정 규모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투자란, 증권사들이 보유한 고유 자금을 직접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이나 다양한 파생상품, 인수·합병 금융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 증권업계의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 일단 눈에 띄는 회사는 그동안 인수·합병의 대상으로 거론되던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이다. 두 회사는 증자 계획 발표를 통해 일단 인수·합병설을 일축했다.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은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규모로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누르고 업계 3~4위가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두 회사가 자기자본 규모를 늘린다 해도 당장 증권사들 간의 판도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자기자본 투자는 2~3년에 걸쳐 수익이 실현되고, 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축적돼야 한다”며 “국내 증권사들은 아직 초기단계라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단순히 덩치가 커진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주목해야 하는 회사로 펀드 판매에서 우위에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꼽는 전문가도 있다. 심현수 애널리스트는 “일본 노무라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투자가 수익에 기여하기까지 10년에 걸친 ‘학습’이 필요했다”며 “최근 자기자본 투자에 적극적인 한국투자증권과 막강한 운용사를 가진 미래에셋증권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리고 대우증권이 앞으로 산업은행과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시각 차이가 있다. 재벌 계열사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삼성증권이 자통법 시행 뒤 공격적 영업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영업방식이 보수적인데다 자기자본 투자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두 회사가 자기자본 규모를 늘린다 해도 당장 증권사들 간의 판도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자기자본 투자는 2~3년에 걸쳐 수익이 실현되고, 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축적돼야 한다”며 “국내 증권사들은 아직 초기단계라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단순히 덩치가 커진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주목해야 하는 회사로 펀드 판매에서 우위에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꼽는 전문가도 있다. 심현수 애널리스트는 “일본 노무라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투자가 수익에 기여하기까지 10년에 걸친 ‘학습’이 필요했다”며 “최근 자기자본 투자에 적극적인 한국투자증권과 막강한 운용사를 가진 미래에셋증권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리고 대우증권이 앞으로 산업은행과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시각 차이가 있다. 재벌 계열사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삼성증권이 자통법 시행 뒤 공격적 영업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영업방식이 보수적인데다 자기자본 투자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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