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시장 점유율
환율하락 효과 상쇄…“중국 비중 높아 다각화 필요”
최근 몇 년 사이 원화 강세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데는 세계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와 수출 단가 상승이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최근 우리나라 수출 호조세 요인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수출 증가세 확대는 주로 달러 표시 수출 가격 상승과 세계 경제 호조에 기인했고, 환율이나 국제 분업 심화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에서 2006년 사이 원화 가치는 달러화에 견줘 연 평균 6.9%나 절상됐다. 원화 가치 상승은 흔히 수출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럼에도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은 연 평균 17.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02년 이후 수출 증가 기여도를 요인별로 나눠볼 경우, 교역 상대국의 국내총생산(GDP) 확대(8.7%포인트)와 달러 표시 수출 단가 상승(7.8%포인트) 등의 영향이 환율 하락(-2.8%포인트)에 따른 감소 효과를 충분히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경제가 2001년 이후 ‘닷컴 거품’ 붕괴의 충격에서 회복된데다 중국과 중남미, 중동 등 개발도상국들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개도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8.2%까지 높아졌다. 또, 달러 약세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와 달러 표시 수출 가격이 상승한 것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보탬을 줬다.
보고서는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수출국들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이 대부분 하락한 데 반해,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난 것은 우리 수출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제 여건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시장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난 반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시장의 점유율은 소폭 줄어들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의 호황이나 물가 상승과 같은 거시경제 여건은 단기간에 변화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며 “세계 경제 여건이 악화되더라도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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