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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북투자 글쎄” 4대그룹 ‘저울질’만

등록 2007-10-07 19:09수정 2007-10-07 20:45

“대북투자 글쎄” 4대그룹 ‘저울질’만
“대북투자 글쎄” 4대그룹 ‘저울질’만
현대·기아차 “…”
삼성 “제도 갖춰지면”
SK “연구해 보겠다”
LG “검토해 봐야”
본격진출 시간 걸릴 듯

지난 5일 현대·기아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방북 소감을 담은 참고자료를 내놨다. “개인적으로 9년만의 방북인데, 북한의 여러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는, 딱 한줄짜리 소회였다.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정 회장이) 돌아온 뒤에도 대북 사업과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으나, 대기업들은 ‘통큰 투자’를 희망하는 북쪽 요청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과 현대·기아차, 에스케이, 엘지 등 4대 그룹들은 눈에 띌 정도로 신중하다.

정 회장이 짧막한 방북 소회를 밝힌 그날 오후,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북한이 기업 투자가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시스템과 제도를 갖춰 주고, 인프라가 확충된다면 신규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역시 대북 사업에 대한 원론적 수준의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부회장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북한을 다녀왔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의 고위 임원은 “북한이 잠재적 투자 가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문제는 투자 여건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은 다른 대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북한을 다녀온 직후 대북 사업의 의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연구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방북인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 역시 “검토해야 한다”며 당장 대북 투자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주요 그룹들의 대북 진출 현황 및 검토 사업
주요 그룹들의 대북 진출 현황 및 검토 사업
4대 그룹들은 남북 경협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 ‘대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4대 그룹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너무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모험적인 투자를 꺼리게 된 대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그동안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수십개씩의 계열사를 둔 4대 그룹의 북한 진출은 단순한 대북 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활용하는 임가공 사업 수준을 넘어 자본·기술 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석진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가장 큰 이점은 값싼 임금을 기반으로 한 노동집약적 산업에 적합하다는 것인데, 자본·기술 집약적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 대기업들은 특별히 이익을 볼 게 없다고 판단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4대 그룹들이 ‘3통’(통신·통행·통관) 문제를 비롯한 제도적 투자 보장 장치들이 마련된 뒤에야 대북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철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대기업 투자도 기본적으로 3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개성공단 이외에는 철도와 항만, 운송과 같은 산업 인프라가 취약한데다 전략물자 통제나 테러지원 국가 분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결국 4대 그룹들은 남북 경협이 확대되는 상황을 봐가며 투자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총리급 회담과 국방장관 회담 등 정상회담을 잇는 실무형 회담과 북-미 관계의 개선 등 정치적 상황 변화도 변수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민간 차원의 경협은 전반적으로 탄력을 받겠으나 아무래도 대기업 투자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진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개혁·개방 때도 우리 대기업들의 본격 진출은 10년쯤 뒤에야 이뤄졌다”고 말했다.

홍대선 김회승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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