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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들 환율악재 ‘학습효과’?

등록 2007-11-09 19:31

수출 지역·결제 통화 다변화로 되레 호조…중기는 ‘울상’
요즘 내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수출 대기업들에겐 환율이 최대 변수이다. 국제 유가는 치솟고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다보니 특히 수출 기업들이 많은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한동안 성행하던 ‘환율 쇼크’니 ‘비상 경영’이니 하는 자극적인 말들은 나오지 않는다. 이른바 ‘학습 효과’로 기업들의 맷집이 세진 것일까. 정태환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전무)은 “그동안 결제선을 유로로 돌리는 등 환율 리스크를 줄이려 노력한 결과 원-달러 환율변동에 대한 내성이 많이 강해졌다”며 “생각 만큼 내년 경영 계획에 유가나 환율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장중 환율이 한때 800원대로 내려간 지난 10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수출은 무려 30% 가까이 늘었다. 자동차 외에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6개 업종의 수출이 두 자리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환율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수출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배경을 놓고, 전문가들은 우선 기업들의 수출 패턴이 바뀌고 있는 점을 꼽는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 중심에서 벗어나 수출 대상 지역과 결제선이 다양해지면서 환율 변화에 대한 수출 반응도가 줄어들었다”며 “특히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환율 영향을 크게 상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동차의 경우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이 지난 2000년 1.4%에서 올해 11.4%로 크게 늘어났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은 우리나라만 겪는 일은 아니며 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환율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울상이다. 수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을 두고 ‘속빈 수출’이란 지적도 나온다. 올해 2분기 수출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8%로, 수출 대기업(5.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승관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소기업들도 겉으로는 수출이 늘어나 괜찮은 것 같지만, 환율 하락과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 채산성 악화로 속으로는 곪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대기업들도 최근 환율 움직임을 예사롭게 보지는 않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앞서 내놓은 내년도 예상 환율을 재조정하는 등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기아차그룹 부설 연구소의 고기영 시장연구팀장은 “최근 환율 움직임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추세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비중이 70%에 이르는 현대차는 내년 사업계획의 기준이 되는 환율이 올해보다 20원 낮은 88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925원과 915원으로 각각 설정했던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도 내년 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고 밝혔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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