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자동차업계 판도 바뀌나
지난 1990년대 인수·합병(M&A)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세계 자동차업계가 또 다시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특히 안방인 미국시장에서조차 점유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지엠,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빅3’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반면 토요타와 현대차를 앞세운 일본과 한국차는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며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지엠·포드마저 ‘흔들’= “직접 영업을 챙기겠다.” 이달 초 지엠의 릭 왜고너 회장이 북미지역의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판매부진에 시달려온 지엠은 지난해 1만2천여명의 노동자를 감원했다. 생산량을 줄인 포드 역시 미국시장에서 곧 대량 감원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엠은 올 1분기 미국에서 100만대를 팔았다. 지난해 1분기 판매량보다 5.2%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지엠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5.8%로, 지난해의 27.1%에서 더 줄었다. 포드 역시 텃밭에서 판매량이 5% 줄었다. 더 심각한 것은 지엠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안방에서조차 계속 떨어지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크라이슬러가 소폭 회복세를 보였을 뿐, 이들 빅3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99년 68.5%에서 지난해 58.7%로 10%포인트 가까이 뒷걸음쳤다. 급기야 포드는 올해 주당 순이익 전망을 1.75~1.95달러에서 1.25~1.50달러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지엠의 1분기 손실이 사상 최대인 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판매 부진과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엠과 포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에스앤피(S&P)는 지난 8일 포드의 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앞서 무디스와 피치도 지엠에 대해 신용등급이 정크본드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빅3’ 안방 점유율 계속 뒷걸음 58.7%
지엠 · 포드 신용등급 추락 · 감원 삭풍
현대차 품질 경쟁력 갖춰 브랜드 약진
토요타 하이브리드차 앞세워 2위 씽씽
미국 차 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이유는 각종 비용 증가로 생산원가 부담이 크게 높아진 탓이다. 직원들에 대한 사회보장비 인상과 원자재 값 상승, 과도한 할인판촉까지 겹쳐 수익성이 떨어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업체들의 고전은 고비용 구조에다 차종 개발 등 고유가 시대의 시장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에 원인이 있다”며 “글로벌시대에 그들의 위기는 우리에겐 기회”라고 말했다. ■토요타·현대차 ‘질주’=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업체로 떠오른 토요타는 오는 2012년까지 지엠을 제치고 1위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토요타는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토요타가 제작해 판매하는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는 최근 고유가 때문에 주문이 밀려들어 구입하려면 두달이나 기다릴 정도다. 지엠은 그동안 연료전지차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실용화가 여의치않자 하이브리드카에 다시 눈을 돌려 토요타를 뒤좇는 모양새가 됐다. 최근 세계 무대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메이커는 단연 현대차이다. 현대차는 세계 순위를 현재의 7위에서 5위로 높이겠다는 목표연도를 2010년에서 2008년으로 앞당겼다. 중·소형차 시장에서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41만9천대를 팔아 점유율(2.5%)을 5년 전보다 2.5배나 키웠다. 현대차의 1분기 미국시장 점유율은 2.6%로 더 높아졌고, 수익성도 좋아져 대당 영업이익은 빅3보다 훨씬 높은 120만원에 가깝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상된 품질만큼 국외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제값을 받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6s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지엠 · 포드 신용등급 추락 · 감원 삭풍
현대차 품질 경쟁력 갖춰 브랜드 약진
토요타 하이브리드차 앞세워 2위 씽씽
미국 차 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이유는 각종 비용 증가로 생산원가 부담이 크게 높아진 탓이다. 직원들에 대한 사회보장비 인상과 원자재 값 상승, 과도한 할인판촉까지 겹쳐 수익성이 떨어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업체들의 고전은 고비용 구조에다 차종 개발 등 고유가 시대의 시장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에 원인이 있다”며 “글로벌시대에 그들의 위기는 우리에겐 기회”라고 말했다. ■토요타·현대차 ‘질주’=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업체로 떠오른 토요타는 오는 2012년까지 지엠을 제치고 1위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토요타는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토요타가 제작해 판매하는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는 최근 고유가 때문에 주문이 밀려들어 구입하려면 두달이나 기다릴 정도다. 지엠은 그동안 연료전지차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실용화가 여의치않자 하이브리드카에 다시 눈을 돌려 토요타를 뒤좇는 모양새가 됐다. 최근 세계 무대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메이커는 단연 현대차이다. 현대차는 세계 순위를 현재의 7위에서 5위로 높이겠다는 목표연도를 2010년에서 2008년으로 앞당겼다. 중·소형차 시장에서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41만9천대를 팔아 점유율(2.5%)을 5년 전보다 2.5배나 키웠다. 현대차의 1분기 미국시장 점유율은 2.6%로 더 높아졌고, 수익성도 좋아져 대당 영업이익은 빅3보다 훨씬 높은 120만원에 가깝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상된 품질만큼 국외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제값을 받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6s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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