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단가 1.6%↑…수입단가 5.8%↑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입 단가가 오르면서 지난해 교역조건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07년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을 보면, 지난해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2000년=100)는 70.2로 전년에 견줘 4.1%가 하락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1988년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이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데, 지수가 70이라는 것은 100개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으로 70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지난 2001년 95.5에서 2002년엔 95, 2004년 85.3, 2006년 73.2로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수출 단가는 석유제품(9.3%), 경공업제품(5.8%) 및 중화학 공업제품(0.5%) 등이 올라 전년 보다 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수입단가는 5.8%나 뛰었다. 반도체 등 전기·전자기기 및 기계류 등이 하락하면서 자본재 단가가 전년 대비 1.3% 떨어졌지만 곡물 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재 단가는 8.1%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편, 총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2000년=100)는 전년 보다 7.4% 높아진 160.5를 기록했다. 이 또한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88년 이후 최고치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음에도 소득교역조건지수가 높아진 것은 낮은 수출단가를 ‘물량공세’로 만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