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손아귀서 ‘탱크신화’ 살아날까
워크아웃 8년만에 새주인 찾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옛 대우전자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PEF’가 선정돼 이달 중 양해각서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5월 초 본계약이 성사되면 대우일렉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8년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그러나 단기적인 투자이익을 노리는 사모펀드가 원매자로 나선 탓에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 모건스탠리 ‘먹튀’ 논란 전력
유럽 등 40곳 국외영업망에 ‘부활기대’ 걸어 ■ 8년만에 주인찾나?=대우일렉의 처지는 다급하다. 하루빨리 새 주인이 나서 정상적인 경영과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대로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일렉은 2006년 인도 제조업체 비디오콘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이 막판에 결렬돼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채권단의 ‘선 구조조정-후 매각’ 방침에 따라 인력 4000명 중 1500명을 감원하고 카오디오·내비게이션 등 알짜 사업부를 분리 매각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46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국내 가전시장에서 명목상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10%에도 못미친다. 대우일렉의 한 임원은 “워크아웃 8년 동안 전혀 투자가 없었다”며 “대우의 저력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이 믿는 구석은 폭넓은 국외 생산과 영업망이다. 지금도 미주와 유럽, 옛 소련 지역에서 모두 40여 곳에 이르는 현지법인과 지사, 사무소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일렉의 국외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이 임원은 “최근에도 노르웨이 엘시디 텔레비전 시장에서 대우 브랜드가 소니를 제치고 점유율 4위로 올라섰다”며 “재무적 투자자가 우선협상자가 됐지만 다행히 지명도가 높은 곳이고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 왜 사모펀드인가?=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모건스탠리PEF는 지난 2006년 4월 쌍용그룹 자회사인 ㈜쌍용을 인수한 뒤 불과 석 달만에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적이 있다. 이번에도 장기적인 안목의 경영과 투자보다는 투자이익 회수에 집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이 사모펀드는 당시 678억원에 채권단 보유 지분 75%를 사들인 뒤 곧바로 52% 비율로 유상감자를 실시해 200억원 가량의 자본금을 빼갔다. 국내 기업을 인수한 뒤 유상감자나 고율배당 등을 통해 단기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의 행태다. 이 때문에 대우일렉을 인수한 뒤 분리매각이나 추가적인 인력감축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대우일렉 쪽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만큼 고용승계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종 우선협상 후보자로 선정된 4곳 중 불행히도 국내업체나 제조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며 “매각 가격 뿐 아니라 고용 안정성 등 경영 정상화 계획에서도 모건스탠리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비록 사모펀드이지만 2~3년 뒤 높은 값에 되팔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또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영업과 투자를 지원할 금융기관들의 판단이 중요한데 모건스탠리의 지명도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모건스탠리의 사업 노하우와 대우일렉의 국외 네트워크가 잘 맞아떨어지면 높은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유럽 등 40곳 국외영업망에 ‘부활기대’ 걸어 ■ 8년만에 주인찾나?=대우일렉의 처지는 다급하다. 하루빨리 새 주인이 나서 정상적인 경영과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대로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일렉은 2006년 인도 제조업체 비디오콘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이 막판에 결렬돼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채권단의 ‘선 구조조정-후 매각’ 방침에 따라 인력 4000명 중 1500명을 감원하고 카오디오·내비게이션 등 알짜 사업부를 분리 매각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46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국내 가전시장에서 명목상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10%에도 못미친다. 대우일렉의 한 임원은 “워크아웃 8년 동안 전혀 투자가 없었다”며 “대우의 저력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이 믿는 구석은 폭넓은 국외 생산과 영업망이다. 지금도 미주와 유럽, 옛 소련 지역에서 모두 40여 곳에 이르는 현지법인과 지사, 사무소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일렉의 국외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이 임원은 “최근에도 노르웨이 엘시디 텔레비전 시장에서 대우 브랜드가 소니를 제치고 점유율 4위로 올라섰다”며 “재무적 투자자가 우선협상자가 됐지만 다행히 지명도가 높은 곳이고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 왜 사모펀드인가?=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모건스탠리PEF는 지난 2006년 4월 쌍용그룹 자회사인 ㈜쌍용을 인수한 뒤 불과 석 달만에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적이 있다. 이번에도 장기적인 안목의 경영과 투자보다는 투자이익 회수에 집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이 사모펀드는 당시 678억원에 채권단 보유 지분 75%를 사들인 뒤 곧바로 52% 비율로 유상감자를 실시해 200억원 가량의 자본금을 빼갔다. 국내 기업을 인수한 뒤 유상감자나 고율배당 등을 통해 단기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의 행태다. 이 때문에 대우일렉을 인수한 뒤 분리매각이나 추가적인 인력감축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대우일렉 쪽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만큼 고용승계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종 우선협상 후보자로 선정된 4곳 중 불행히도 국내업체나 제조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며 “매각 가격 뿐 아니라 고용 안정성 등 경영 정상화 계획에서도 모건스탠리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비록 사모펀드이지만 2~3년 뒤 높은 값에 되팔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또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영업과 투자를 지원할 금융기관들의 판단이 중요한데 모건스탠리의 지명도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모건스탠리의 사업 노하우와 대우일렉의 국외 네트워크가 잘 맞아떨어지면 높은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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