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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명박식 활기찬 시장 친기업 정책으론 안돼”

등록 2008-03-06 19:08

권오승 전 공정위장
권오승 전 공정위장
권오승 전 공정위장 새정부에 ‘쓴소리’
‘공정한 시장’ 형성이 관건
대기업 독과점·담합 규제
공정위 역할 되레 강화돼야

“이명박 정부가 약속한 활기찬 시장경제를 만드는 지름길은 친기업정책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해서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6일 오후 이임식을 끝으로 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권오승(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소신이 담긴 충고를 했다. 그는 경제법·경쟁법·공정거래법을 아우르는 한국 경쟁법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권 위원장은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장을 교체하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한겨레〉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활기차고 따뜻한 시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정말 성공하기 바란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공정위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공정위가 대기업의 독과점과 카르텔(담합), 불공정거래 등을 제대로 규제해서 공정한 시장을 만들면 저절로 활기찬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지, 친기업정책을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는 쓴소리도 했다. 그는 “소수 대기업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쓰면 당장 대통령이 살리겠다고 약속한 중소기업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이임사에서도 “새 정부는 경제살리기를 위해 규제 완화와 기업친화적 환경조성을 밝혔는데, 이것이 소비자 복지의 증진으로 이어지려면 공정위 역할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의 발언은 친기업주의와 규제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새 정부의 정책기조 속에서 ‘경제검찰’로서 기업 관련 규제를 담당하는 공정위의 위상과 역할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우려는 청와대가 5일 후임 위원장으로 공정거래정책에는 생소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를 임명하면서 높아지는 분위기다. 권 위원장은 “인수위가 처음에는 활기찬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위를 죽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면서 “(공정위의) 설득으로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권 위원장은 “정부가 바뀌면 정책은 바뀔 수 있지만, 법집행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공정위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아래서 자칫 공정위의 기업 관련 조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권 위원장은 새 정부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방침과 관련해 “정부가 약속한 만큼 어쩔 수 없더라도 순환출자 폐해에 대한 대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권 위원장은 지난 2006년 3월 참여정부의 두번째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했다. 권 위원장은 퇴임 뒤 서울대 법대교수로 복직할 계획이다. 그는 평소 ‘친기업, 반기업’의 구분에 맞서 “난 친경쟁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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