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조처에도 실제 기름값 안내려 ‘이중고’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처로 화물차와 택시 등 영업용 운송사업자에게 지급되고 있는 유가 보조금도 내려, 화물차주와 택시 등 개인 운송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13일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화물차와 버스 및 택시에 지급되는 유가 보조금이 유류세 인하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내렸다”고 밝혔다. 유가 보조금이란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율 인상분만큼 버스(경유), 택시(LPG), 화물차(경유)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2001년에 도입됐다.
지난해 유가 보조금 지급액은 총 2조2600억원으로 화물차가 1조2911억원으로 가장 많고 택시 5376억원, 버스 4352억원에 이른다. 유가 보조금을 받는 차량은 화물차가 32만대, 택시는 25만2천대, 버스는 3만9천대이다.
지난 10일부터 유류세는 경유의 경우 리터당 342.2원에서 287.73원으로 55원 내렸고, 엘피지(LPG)는 197.96원에서 182.5원으로 15원 인하됐다. 이에 따라 유가 보조금도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유류세가 내렸는데도 실제 주유소의 기름값은 유류세 인하분만큼 내리지 않아, 결과적으로 영세 운송사업자에게는 ‘이중의 피해’가 닥친 상황이다. 지식경제부가 유류세 인하 이틀째인 지난 12일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을 조사했더니, 휘발유 판매가격이 내린 폭은 리터당 40원, 경유는 리터당 30원 안팎에 그쳤다. 그런데도 유가 보조금은 지난 10일부터 경유의 경우 리터당 55원이 삭감돼 운송사업자들은 기름을 넣을 때마다 리터당 25원 정도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최종훈 김영희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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