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기관투자자, 대기업 눈치보기 여전

등록 2008-03-23 19:48

기관투자자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추이
기관투자자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추이
현대차 이어 두산인프라 등기이사 재선임 찬성 일색
찬성률 소폭감소 등 변화…기업경영 감시 여전히 미흡
지난 21일 열린 두산인프라코어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다. 공금횡령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박 회장을 이사로 재선임하는 것은 주주 가치를 해친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의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은 2.92%다. 여기에 동부자산운용(0.23%)과 알리안츠운용(0.21%)도 우군으로 나서, 박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안에 각각 반대와 중립 의사를 밝혔다.

대다수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총 거수기에 불과하지만, 이처럼 작은 변화의 조짐도 일고 있다. 올해들어 이달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 상장 법인 479개사의 공시 내용을 증권선물거래소가 분석한 결과, 기관투자자들의 찬성의결권 행사 비율은 95.36%로, 지난해보다 2%포인트 줄어들었다. 주식형펀드의 가파른 양적 성장으로 힘이 세지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최소한 과거보다는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을 더 쏟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주총 안건 찬성률은 2005년 98.84%, 2006년 98.86%, 2007년 97.36%, 2008년 95.36%로 미미하게나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해석·적용되진 않을지언정,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한국투신운용 등은 내부 의결권 행사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기관의 거수기 행태는 여전하다. 찬성 의결권 행사 비율이 다소 줄어든 것과 동시에,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도 지난해 0.52%에서 올해 0.45%로 줄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총에서 박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안도 결국 표결 없이 통과됐다. 국민연금·동부자산운용·알리안츠운용을 제외한 미래에셋 등 기관투자자들은 찬성 일색이었고 일부는 “지분율이 영향을 못 미칠 만큼 미미하다”는 따위의 이유로 ‘의결권 불행사’ 의견을 냈다. 지난 14일 열린 현대차 주총에서도 4.56%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만 비자금 조성 등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정몽구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냈고 나머지 기관투자자들은 대부분 찬성해 표결없이 통과됐다.

‘주주자본주의’에서 ‘펀드자본주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할 만큼 펀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에도, 펀드들의 의결권 행사가 소극적인 것은 자산운용사가 여전히 대기업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가 독립적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변호사)은 “국민연금과 달리 자산운용사들은 대기업 자금을 운용하는 등 영업 관계를 맺고 있거나 대기업 계열사인 경우도 있어, 독립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의 권리를 위임받은 펀드가 기업경영을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않으면, 공모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보장된 소수주주권 같은 권리를 행사해서라도 펀드에 대해 제대로 된 의결권 행사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